fn마켓워치 >

롯데컬처웍스, 강제옵션 걸고 100억 사모채

관련종목▶

1년 만기 표면이율 5.6% 수준
상반기에 1500억 콜옵션 몰려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영화관 전문업체 롯데컬처웍스가 회사채 시장에서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 2월 영구채를 발행한 후 약 1년 만의 조달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는 차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0일 총 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1년 만기 사모채로 표면이율은 연 5.6% 수준에서 결정됐다.

회사가 지난 2023년 12월 말 발행한 1년물 사모채 금리가 연 6.7%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1년 2개월 만에 조달 비용은 1.1%p 낮아졌다. 기준금리가 당시 연 3.5%에서 이달 기준 3.0%로 0.5p 낮아진 영향이다.

다만, 회사의 불안한 재무상황을 방증하듯 강제상환옵션은 이번 사모채에도 내걸렸다. 그간 회사는 최근 사모채, 영구채에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자금조달에 나서왔다. 이번 강제상환옵션의 조건은 △신용등급이 하락했을 경우 △롯데그룹에서 제외됐을 경우이다.

통상 강제상환옵션은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 떨어질 경우에 발동한다. 컬처웍스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은 A2- 수준이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매겨지지 않은 상태다. 단기물 A2는 BB~BBB급으로 여겨진다.

회사는 자본시장에서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사모채 차환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영구채의 콜옵션 주기는 5년이지만 롯데컬처웍스는 투자자의 불안감을 반영해 콜옵션 주기를 1년6개월~3년으로 짧게 잡은 바 있다.

그렇다보니 지난 2023년 중 발행했던 총 1500억원 영구채의 콜옵션 행사일이 올해 상반기에 몰려있다. 회사는 오는 4월(400억원)과 6월(1100)에 걸쳐 총 1500억원의 영구채를 투자자로부터 다시 사들여야 하는 콜옵션을 행사해야 한다.

만기 전 시작되는 콜옵션 행사일이 사실상 '기업들의 현금상환일'로 인식하다 보니 콜옵션 행사 자금을 구하지 못할 경우 자칫 기업의 신용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또 채권 전체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 2022년 11월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바 있다. 당시 흥국생명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 해당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


한편 컬처웍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우호적 영업환경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컬처웍스는 국내 영화 시장의 회복 부진과 대형 상영작의 부재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판관비 절감 노력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