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일 동안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이 결렬 위기에 빠졌다. 예정된 인질 석방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인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까지 모든 인질이 풀려나지 않으면 휴전을 취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산하 알 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10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성명을 냈다. 그는 "15일에 풀어줄 예정이었던 인질 인도는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된다"고 밝혔다. 오베이다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지난 3주일 동안 적이 합의 조건을 지키지 않는 것을 지켜봤다"며 "그들은 가자 북부 주민의 귀환을 늦추고 총을 쐈으며, 가자지구 여러 지역에서 구호품 지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베이다는 "우리는 (합의대로) 모든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이 앞서 어긴 합의를 이행할 때까지 인질 석방이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해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지난달 19일부터 6주일 일정의 1단계 휴전에 들어갔다. 하마스는 휴전 기간에 33명의 인질을 석방하기로 약속했고 현재 16명을 풀어줬다. 생사와 관계없이 아직 가자지구에서 돌아오지 못한 인질은 76명이며 이 가운데 3명은 2023년 10월 공격 이전에 붙잡힌 인질들이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합의를 존중하며 이를 위반하는 어떤 행위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모든 인질 가족들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를 완전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가자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갖출 것을 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우파 진영에서는 휴전 파기 및 전쟁 재개를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트럼프의 발언 때문에 더욱 증폭됐다. 지난 4일 미국의 가자지구 점령 및 현지 주민 재정착을 주장한 트럼프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하마스가 15일 정오까지 남은 모든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 결정권을 가진 이스라엘이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인질 석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온갖 지옥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는 가자지구와 가까운 요르단과 이집트를 상대로 가자 주민들을 수용하라는 위협을 이어갔다. 이날 이집트는 트럼프의 발언에 앞서 외무부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에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는 이후 요르단과 이집트가 주민 수용을 거부한다면 국제 원조를 중단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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