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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뇌출혈…신속한 진단·치료가 생존 가능성 높인다

의식 잃은 60대, 뇌동맥류 파열로 ‘뇌 지주막하 출혈’
센텀종합병원, 코일 색전술 시행…3주 만에 보행 퇴원
두개골 절개 없이, 빠른 회복 돕는 최소 침습적 방법

[파이낸셜뉴스] 뇌 지주막하 출혈은 치사율이 무려 50%에 달하는 매우 위험하고 긴급한 질환이다. 따라서 뇌출혈은 증상 발생 후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신체적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12일 센텀종합병원에 따르면 여성 A씨(68)는 최근 의식 저하로 이 병원 응급실에 이송돼 왔다. 의료진이 뇌 CT검사를 시행한 결과, 뇌 지주막하 출혈로 확인됐다. 추가 실시한 CT 혈관조영술에서 우측 경동맥의 뇌동맥류 파열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뇌 지주막하 출혈은 혈관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가 터지는 현상으로, 급성 뇌출혈을 유발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A씨는 파열된 동맥류에서 재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였다. 재 출혈이 발생하면 뇌에 손상을 줘 사망 가능성이 높아진다.

센텀종합병원 이동혁(신경외과 전문의) 과장은 곧바로 A씨에 대해 응급 ‘코일 색전술’을 시행했다. 코일 색전술은 개두술(머리를 직접 절개하는 수술) 없이 혈관 내 접근을 통해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수술법이다. 다리 대퇴부나 팔의 혈관을 통해 미세한 도관(카테터)을 삽입한 뒤, 이를 뇌혈관에 위치시키고 동맥류 내부에 특수 금속 코일을 채우는 것이다.

치명적인 뇌출혈…신속한 진단·치료가 생존 가능성 높인다
센텀종합병원 혈관조영실팀 의료진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이 수술법은 혈류 흐름을 차단해 추가 출혈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미세 침습 수술이라 회복 속도가 빠르고,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색전술을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술 전 의식이 혼미했던 A씨는 수술 후 기면상태로 호전됐다. 이어 중환자실에서 1주일간 집중 치료를 받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후 재활 치료를 병행했다. 그리고 입원 3주일 만에 걸어서 퇴원했다. 뇌 지주막하 출혈의 경우 후유증 없이 출혈 이전으로 복귀하는 경우는 5~10%에 불과하다.

센텀종합병원 신경외과 이동혁 과장은 “뇌 지주막하 출혈은 혈관이 약해지면서 꽈리처럼 부풀어진 동맥류가 파열되며 뇌출혈을 일으킨다. 혈관이 약해진 부분을 금속실로 막아주는 치료가 코일 색전술이다.
이는 재출혈을 방지해 뇌 손상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 뇌 지주막하 출혈은 초기 치료가 환자의 생사와 신체적 후유증 정도를 결정짓는다.

이 과장은 “그렇기 때문에 극심한 두통이나 의식 저하 및 혼미, 구토 및 어지러움, 시야 장애, 편측 마비 및 감각 이상 등의 증상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