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파나마 운하 구상도 언급하며
"제 마음대로 질서 만들려는 시대착오"
북미대화 고려해 트럼프 직접 언급은 피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인수해 주민들을 주변국으로 강제이주시키는 ‘가자지구 구상’을 두고 중동을 지배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을 통해 “가자지대를 종국적으로 타고앉아 중동 지배 전략 실현의 새로운 발판을 확대하려는 약육강식의 날강도적 흉심이 깔려있음을 스스로 드러내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착된 생활을 바라는 팔레스타인들의 실낱같은 기대마저 무참히 짓밟는 횡포한 폭언”이라며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자결권, 영토완정은 미국의 흥정물이나 희롱거리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살육과 강탈로 생존하는 미국의 태생적 본성, 패권적이며 침략적인 세계 지배 야망은 지나간 역사로가 아니라 바로 가자의 오늘로써 명백히 증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간 팔레스타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이스라엘과의 분쟁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은 가자지구 문제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대외정책 구상들을 거론하며 비판키도 했다.
신문은 “현 미 행정부는 들어앉자마자 그린란드를 미국의 한 부분으로 만들 것을 획책하고 파나마 운하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였으며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수정하는 등 국제법과 원칙을 우롱하는 망탕 짓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며 “미국이 제 마음대로 국제규칙과 질서를 만들어내면서 유일 초대국으로 군림하던 일극 시대도 이미 지나갔다.
시대착오적인 망상에서 깨어나 다른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주권을 침해하는 짓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들을 반박하면서도, 트럼프 정부를 직접 거론하진 않고 ‘미 행정부’라고만 언급치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의지를 적극 표하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공격은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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