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팬덤정치는 매우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한 자정 노력이 없다면 예외 없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12일 임 전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공격하다"라는 제목으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직접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팬덤정치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과 비판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 팬덤이 형성되면 종교 집단 같은 성격을 드러낸다"며 "경쟁을 하는 상대와 정당을 이단시하고, 내부의 다양한 해석과 비판을 불허하며 극단적인 배타성을 뿜어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보여주듯 우리가 오랜시간 쌓아올린 민주주의의 제도와 틀을 송두리째 의심하고 파괴하려든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지지자들을 탓할 수는 없다"며 "문제는 정치 지도자들의 품격과 철학"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이 팬덤층의 낙점을 받기 위해 영혼마저 팔고 있는지 우리는 보고 있다"며 "멀쩡한 사람들이 대체 왜 저러는 걸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팬덤정치의 또 다른 약점은 지지층과 국민을 착각하게 만드는 점"이라며 "지지층의 저주를 받는다는 것은 대중 정치인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공포에 떠밀려 점점 왜소해지면서 입으로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말을 되뇌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어디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며 "정치인이 팬덤의 영지를 벗어나 관용과 포용, 절제와 인내로 스스로를 연마할 때 비로소 국민들을 만나기 된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적 정권교체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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