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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에 현역 첫 참가 "상이군인 대하는 국가의 모습에 감동"

권영수·박우근 상사, 현역 최초로 참가
"인빅터스 참가로 삶 달라지는 느낌…'29년 한국 유치 기대"
박 상사, 휴직 불가능해 전역…"군인도 '질병휴직' 허용해야"

[파이낸셜뉴스]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에 현역 첫 참가 "상이군인 대하는 국가의 모습에 감동"
대한민국 현역 군인 최초로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한 육군 12사단 권영수 상사(왼쪽)와 육군 17사단 박우근 상사(오른쪽)가 12일(현지시간) '2025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이 열리고 있는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2025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제7회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권영수·박우근상사는 대한민국 현역 군인 최초로 인빅터스 게임에 참가했다.

23개국이 출전한 이번 캐나다 대회에는 현역 군인 2명을 포함한 11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앞선 네덜란드·독일 대회에선 한국 대표팀은 전역한 상이군인으로만 구성됐다.

육군 12사단 소속 권 상사는(48) 이번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에서 수영, 실내조정, 휠체어컬링 등 3개 종목에 출전했다. 그는 지난 7일 휠체어컬링 경기에서 이환경(51), 김영민(53), 김관수(52) 선수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권 상사는 "이번 대회 출전을 앞두고 합숙 훈련을 하면서부터 자기 삶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목표가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니 삶이 달라지는 느낌"이라며 "현역 군인으로서 인빅터스 게임에 참가할 수 있게 해주신 국방부와 보훈부, 상이군경회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권 상사는 2015년 임무 중 큰 교통사고로 경추와 요추 등을 심하게 다쳤다. 부상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군 생활이 힘들어 요양을 위해 휴직하고 싶었지만, 질병휴직 제도가 없어 어렵사리 현역 군인으로 복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입대 30년이 된 권 상사는 "공무원은 질병휴직이 가능한데 군인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질병휴직 제도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군 17사단에 근무하는 박 상사(42)는 실내조정, 좌식배구, 스켈레톤 등 3개 종목에 출전했다.

박 상사는 "현역군인 최초로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해 기쁘다"면서 "이곳에 오기 전 부상 관련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외국 군인들이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대하는 자세와 상이군인을 대하는 국가의 모습에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들과 똑같이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군을 대표하고 나라를 대표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아내와 두 아들에게도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1년 공군 부사관으로 입대한 뒤 2011년 육군에 재입대한 그는 2021년 한강하구에서 강안경계작전 중 북한군 지뢰를 밟아 다리를 심하게 다친 뒤 1년 동안 병원 치료를 받고부대로 복귀했다. 전상(戰傷) 인정을 받았지만 몸 상태는 예전 같지 않았고 마음의 상처도 깊었고 요양을 원했지만 군인은 공무원과 달리 '질병휴직'을 신청할 수도 없어 결국 전역을 선택했다. 그는 올해 5월부터 전직지원반에 들어가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박 상사는 2029 인빅터스 게임 대한민국 유치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유치에 성공한다면 아시아 최초로 알고 있다"며 "(개최를 계기로) 아직 보훈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부상 군인을 예우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일류 보훈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에 현역으로 참가한 두 명의 선수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군 사기와 복지 향상을 위해서 질병휴직 제도 도입을 위한 군인사법 개정 추진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7년 전인 지난 2018년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임무 중 다쳐 장기간 치료가 군인이 최대 3년간 휴직할 수 있도록 하는 군인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적이 있지만, 21대 국회 회기 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해 자동 폐기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휘슬러(캐나다)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