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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생 월 10만원 더 써야...등록금·월세 나란히 오름세


올해 대학생 월 10만원 더 써야...등록금·월세 나란히 오름세
지난 11일 서울 소재의 한 대학가 게시판에 원룸 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고금리·고물가의 이중고가 장기화되며 대학생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성인임에도 학생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대학생들은 지출 증가의 여파를 크게 맞고 있다. 대학교들은 16년간 이어오던 등록금 동결기조를 깨고 일제히 인상을 결정했다. 동결을 전제로 국가가 지원하던 국가장학금마저 따라 줄게 됐다. 학교 밖 월세도 오름세를 보이며 전년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는데만 10만원 가량을 더 써야할 것으로 추산된다.

등록금·장학금 '데드크로스' 우려
16일 전국 4년제 대학 190곳 중 올해 등록금을 올린 학교는 103곳으로 과반의 대학이 인상을 결정했다. 올해 법이 정하는 등록금 인상폭 상한선은 5.49%다. 인상을 결정한 대학 가운데 45.6%에 달하는 47곳이 5.0~5.49%의 '최대폭 인상'을 단행했다. 상한선 5.49%를 꽉 채운 곳도 5곳에 달했다.

지난해 대학정보공시 분석결과에 따르면 1년간 평균 등록금은 사립 대학의 경우 762만9000원에 이른다. 5%를 인상할 경우 학생 개인당 약 38만원 가량이 오르는 셈이다.

문제는 정부가 각 학교에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이 함께 줄어든다는 점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각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 왔다. 학생에게 학기마다 환급해주는 10~30만원의 장학금이 사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학생들이 지는 부담은 연간 1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 학생들이 반드시 참여하고 있다"며 "인상된 등록금의 일부를 국가장학금 대신 교내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각 학교별로 교내 장학금 관련 협의와 상황이 달라 기존 국가장학금과 같이 일관적인 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생도 '집 없는 설움'
불가피한 수요가 발생하는 대학 인근의 월세도 요동치고 있다. 신축 건물의 경우 월세 100만원 안팎을 오가는 물량도 등장하는 등 전반적인 주거비용도 증가 추세다.

부동산 정보업체 '다방'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인근 원룸(보증금 1000만원·전용면적 33㎡ 이하)의 주거비용을 분석한 결과 평균 월세는 60만원 관리비는 7만9000원에 달했다. 전년에 비해 각각 0.2%, 11% 상승한 수치다.

단순 계산으로 월세는 지난해에 비해 1만1765원, 관리비는 7829원 올랐다. 통상 원룸이 1년 단위 계약을 진행하는만큼 연간 47만원 가량을 지난해에 비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줄어든 장학금까지 100만원 가량 늘어난 등록금 부담을 더하면 약 150만원, 매월 10만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처지다.

반면 대학생들의 수입은 크게 오르지 못했다. 잡코리아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남녀 대학생 4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생활비(용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생의 한달 용돈은 평균 69만원으로 집계됐다. 알바를 하는 대학생의 한달 수입 역시 평균 68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실상 월세를 감당하고 나면 나머지 지출은 고스란히 각 가계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올해 학자금대출 금리를 연 1.7%로 동결하는 등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소득분위에 따라 제공되는 국가장학금I유형 역시 올해부터 9구간으로 지원 범위를 늘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국가장학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