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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XX 쫄았네"..디시가 '문형배 좌표' 찍자 유튜브가 퍼뜨리고 정치권 번져

"이 XX 쫄았네"..디시가 '문형배 좌표' 찍자 유튜브가 퍼뜨리고 정치권 번져
미정갤에 올라온 문 대행 '카톡 폭탄' 인증 글. 연합뉴스, 디시인사이드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서울서부지법 사태 등과 관련돼 수사선상에 오른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최근 문형배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에 대한 '음란물 논란'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이 제기한 음모론과 비난을 극우 유튜버가 퍼 나르고 정치권까지 번진 뒤 커뮤니티가 다시 확대 재생산하는 순환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국힘갤서 시작한 '음란물 논란', 순식간에 유튜브로 확산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 성향인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국힘갤)와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비대위갤), '미국 정치 갤러리'(미정갤)에는 11일 오후 2시부터 문 대행의 고교 동창 온라인 카페에 음란물이 게시됐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국힘갤에는 오후 2시 정각 '형배 동창회 카페 ㄹㅇ(진짜) 음란물 천지'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카페 주소를 공유하며 "행번방 입갤(입장). 행배(문 대행)가 다녔던 곳이 맞는지, 이 카페에 속해있는지 팩트체크 후 올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이 문 대행이 가입한 카페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빗댄 이른바 '행번방' 논란을 처음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6분 뒤 미정갤에도 국힘갤의 글을 공유하며 "행번방 이거 퍼뜨리자. 이거 파급력 XX 셀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 게시판에는 문 대행의 모친상 부고에서 찾은 개인 연락처가 유포되기도 했다. 문 대행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인증' 글이 빗발쳤으나 대거 삭제됐다.

한 누리꾼은 오후 4시 59분 '국힘갤'에 문 대행과의 통화기록과 함께 "전화 받아라. 이 XX 쫄았네"라고 적었다.

미정갤에도 오후 10시 42분 '행배 카톡 XX 안 보네 XX'라는 제목으로 문 대행에게 보낸 '문자 폭탄' 인증 글이 올라왔다. 이 작성자는 오후 6시 47분 문 대행에게 혐오감이 드는 사진과 함께 "왜 내 거는 안 읽냐"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게시판에서 불붙은 주장은 유튜버들을 통해 확산됐다. 구독자 90만명의 '가로세로연구소'는 국힘갤의 첫 논란 제기 이튿날인 12일 오후 7시 생방송을 통해 이 사안을 다뤘다. 조회 수는 16일 현재 20만 건에 이른다. 구독자 122만명의 '고성국TV'도 같은 날 '행번방 사건으로 문형배 제정신 아니다'라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국힘 의원들까지 가세했지만 결국 '조작 사진'... 당 차원서 사과

사안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7시 12분 페이스북에 "수사기관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고 문 재판관은 이 논란에 대해 국민 앞에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만 한다"고 적었다. 박민영 대변인은 13일 오전 '불법 음란물 2천여건 공유된 행번방 커뮤니티 알면서도 방치한 문형배 재판관, 법관으로서 자격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하지만 논평의 근거가 된 사진은 문 대행이 다른 게시물에 단 댓글을 별도의 음란 게시물에 합성한 조작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작 사진이라는 반박이 나오자 박 대변인은 논평을 수정하면서도 "법관으로서 (음란물에) 문제 제기나 조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다음 날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팩트, 사실관계 점검이 좀 부족했던 부분"이라고 사과했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문제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