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행정도시에서 자족기능 갖춘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
과천지식정보타운, 2만여명 인구 유입, 새로운 발전 모델 제시
기업유치 통해 신성장 동력 마련, '글로벌 강소도시' 완성이 목표
교통망 확충·송전탑 지중화·종합병원 유치 등 산재한 현안 해결
과감한 결정으로, 과천시 비전제시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난 17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천시의 비전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과천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과천=장충식 기자】 "과천시는 지금 정부청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립하기 위한 진정한 독립 과정에 있다."
지난 17일 과천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신계용 시장은 지금의 과천시 모습에 대해 '독립중'이라고 표현했다.
경기도 과천시는 태생부터 정부의 그늘 아래 존재했다. 지난 1982년 정부서울청사의 역할을 분산하는 목적으로 과천정부청사가 세워지면서, 과천시는 지방자치단체라기 보다는 정부청사를 위한 행정도시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 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모든 도시계획과 기반시설 역시 중앙정부에서 주도하에 이루어졌으며, 지자체의 역할은 미미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과 함께 과천청사에 입주했던 상당수의 부처가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하게 되면서, 과천시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수십년간 정부가 만든 행정도시로서 성장해 온 과천시는 그 성장을 주도했던 정부청사가 빠져나가면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후 과천시는 기업 유치와 신도시 개발 등 온전한 지방자치단체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
이런 가운데 신 시장은 과천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이뤄진 후인 지난 2014년 처음으로 과천시장에 당선된 뒤, 현재 징검다리 재선으로 과천시의 발전을 이끌어 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천시는 독립 중이다'라는 신 시장은 말은 분명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다.
신 시장이 처음 초선에 당선돼 취임해 당선됐을 당시 가장 당황 스러웠던 부분은 "없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소규모 도시에 속하는 과천시에는 종합병원, 대학, 호텔이 없고, 심지어는 영화관이나 제대로 된 쇼핑몰도 없는 처지다.
위치적으로 서울과 가깝고, 정부청사가 수십년간 자리한 행정도시라는 장점에 비해 너무도 초라한 도시 인프라가 아닐 수 없다.
신 시장은 "과천시는 현재 정부청사의 우산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시작 단계이다"며 "이제는 혼자서 자립할 수 있는 자족기능을 갖춰야 하고,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식정보타운에 집중하는 이유...기업유치 통한 새로운 발전 모델 제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신 시장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기업유치를 통한 도시 발전이다.
기업은 도시의 먹거리와 미래를 책임 질 수 있는 가장 큰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어느 도시든 기업을 빼고는 성장을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 시장 역시 과천시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과천지직정보타운'을 도시 발전이 기회로 삼고 있다.
지식정보타운은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에 들어선 공공택지로 135만3000여㎡규모에 2만여명에 달하는 인구 유입을 이끌어 내면서 지금은 과천시에서 가장 큰 중심지가 됐다.
신 시장은 바로 이 지식정보타운에 기업을 유치해 '자족기능'이라는 과천시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 말이면 제약과 바이오, IT 등 4차 산업 기술 위주의 기업 800개가 지식정보타운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이 같은 중요함 때문인지, 신 시장은 오는 3월 지식정보타운 내로 거주지까지 옮길 예정이다.
직접 살아보면서 교통 등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문제를 겪어보고, 또 시민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시장은 "기업유치나 신도시 개발 등 모두 과천시에서는 처음 하는 일이다"며 "4년 연속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기록한 과천시가 앞으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계용 시장의 꿈...세계가 알아주는 '강소도시' 조성
이처럼 자족기능을 갖춘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들은 신 시장이 추구하는 과천시의 미래 모습인 '글로벌 강소도시'로 귀결된다.
특히 신 시장은 푸드테크 산업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조성해 "푸드테크가 곧 과천을 떠올리는 상징적인 단어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푸드테크 혁신 특구를 만들어 신성장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도 마련해 놓았다.
이를 위해 한국푸드테크협의회, 서울대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푸드테크 기반 조성과 혁신기업 유치 등 푸드테크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
또 지식정보타운에 서울대 푸드테크센터를 유치하고, 첨단복합지원센터에는 월드푸드테크센터도 조성한다.
신 시장은 "앞으로 과천시의 비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할 예정으로, 과천시를 위한 사업들을 과감하게 결정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과천시를 유럽의 강소도시처럼 발전시키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교통망 확충·송전탑 지중화·종합병원 유치..."지역 현안 차질 없이 추진"
그렇다고 해서 신 시장이 지식정보타운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분명 아니다.
대규모 정비 중인 원도심에 대해서는 부림동과 별양동 일대 주공 4·5·8·9·10단지 재개발·재건축으로 원도심 정주환경을 개선해 신도시와 조화로운 균형발전을 도모한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원도심 시민들을 중심으로 '지식정보타운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에 "지식정보타운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것이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이라며 "원도심 발전을 위해서도 지식정보타운 못지 않는 개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신 시장은 과천위례선 주암역·과천지구역·과천대로역(문원) 신설, 송전탑 지중화, 자원정화센터 현대화 사업 등 쌓여있는 현안을 추진하는 데도 주력할 예정이다.
또 철도 교통망 확충을 위해 주암역·과천지구역·과천대로역(문원) 신설을 포함한 과천위례선 노선을 추진하고, 정부과천청사까지로 돼 있는 노선을 지식정보타운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청계산 송전탑 지중화 사업은 관계 기관과 사업비 분담을 협의하고 있으며, 지식정보타운 송전탑은 올해 연말까지 송전탑 철거를 마무리한다.
이밖에 과천지구 내 막계동 특별계획구역에 추진 중인 '종합병원' 건립에 관해서는 오는 3월 사업자 재공모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며, 현재 대학병원 등이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시장은 "지역 현안 사업도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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