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러서 잡힌 북한군 포로 “한국 가고 싶다”..관건은 우크라 망명 협조

북한군 포로, 언론에 "대한민국 가고 싶다"
외교부, 당사자 의사 재확인 후 조치 논의
교전당사국 우크라의 적극 협조 필요한데
종전後 러-우 포로 교환시 귀순 어려워져
6·25 전례로 '신변위협' 회피 韓망명 가능성

러서 잡힌 북한군 포로 “한국 가고 싶다”..관건은 우크라 망명 협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공개한 북한 군인.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파병됐다가 생포된 북한군 병사가 우리나라로 오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만 전해졌고, 외교당국은 사전에 파악하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해당 병사의 귀순 의사를 확실히 확인한 뒤에 우크라 당국과의 협의 개시 여부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우크라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북한군 포로 2명 중 1명이 “대한민국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생포된 지 한 달여 만에 처음 귀순 의사를 표한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달 북한군 포로에 대해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요청 시 우크라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던 만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다만 귀순 의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만 짧게 비춰진 만큼, 별도로 당사자에게 귀순 의사를 재확인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크라가 포로를 잡은 교전당사국인 만큼, 북한군 포로의 의사 표명을 공식화하고 우리 측에 협의를 요청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줘야만 한다. 교전당사국이 아닌 우리 측이 인터뷰를 통한 귀순 의사만으로 포로를 인도하라고 요구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기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 전쟁 종전협상을 벌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서둘러 우크라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종전 합의가 이뤄지면 러우 간 포로 교환 협상이 진행될 것이고, 러 측이 북한군 포로들을 자국 병사들이라며 송환을 요구할 수 있어서다. 아직까지 북한은 우크라 전쟁 파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전투에 투입된 북한군도 러시아 신분증을 지니고 있다.

우리 측이 고려할 만한 사례는 6·25한국전쟁이다.
당시 북한군 포로들은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호소해 우리나라 외에 제3국 여러 나라로 망명할 수 있었다. 현재 북한군 포로들도 인터뷰에서 “인민군에서 포로는 변절과 같다”며 본국에 남은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발언을 내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전쟁 중 잡힌 우리 측 포로이니 우선적인 인도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 논쟁이 일 수 있다”며 “그래서 귀순 방식보단 한국전쟁 때처럼 인도적 차원에서 망명을 하는 식으로 우크라 당국의 협조를 구해 데려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