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5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발표
4p 상승한 95.2...2021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
정국불안 해소 기대감에 산업지원정책 발표 영향
집값 기대감은 5개월째↓...11개월 만에 기준선 하회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달 국내 소비자심리가 2년 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살아났다. 정국 불안이 비상계엄에 비해 해소되고 정부의 첨단 산업 육성 정책 등이 발표되며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다. 다만 지난해 12월의 하락분을 모두 회복하지 못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따른 불확실성도 남아있어 소비심리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업지원정책 발표에 2월 소비심리 4p 반등
한국은행 제공.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2로 전월보다 4.0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100.7) 이후 최고치이자 2021년 6월(5.4p)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지표다. 15개 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며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는 정치적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더해 정부의 산업지원정책이 발표된 영향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난 5일 첨단 산업 지원을 위한 34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 계획이 발표됐고 11일에 반도체 대기업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 상향과 관련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표 중에서는 전월과 동일한 현재생활형편(87)을 제외한 모든 지표가 반등했다. 생활형편전망은 4p 상승한 93으로 집계됐고 가계수입전망은 1p 상승한 97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전망과 향후경기전망도 각각 3p, 8p 상승한 106, 73를 기록했다. 현재경기판단은 4p 상승한 55로 나타났다.
다만 큰 폭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여전해 향후 소비심리 반등을 낙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12월에 워낙 크게 떨어졌고 그중에 일부를 회복한 상태라 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다”며 “미국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도 남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집값 기대감, 5개월 연속 하락하며 기준선 아래로
한국은행 제공.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는 99로 전월 대비 2p 떨어졌다. 지난해 10월(116)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로 지난해 3월(95) 이후 최저치다. 해당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보다 많을 경우 100을 웃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집계돼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농산물 및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폭이 축소되고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정책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으로 떨어졌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으로는 석유류제품(47.4%)이 가장 높았다. 이어 농축수산물(46.7%), 공공요금(46.3%) 순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석유류제품(5.0%p), 공공요금(2.1%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공업제품(-2.9%p) 비중은 감소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2%로 전월 대비 0.1%p 하락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해서는 2~3%대의 응답비중이 가장 많았으며 비중은 1.9%p 상승했다.
3년후 및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한편 금리수준전망은 전월보다 2p 상승한 99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104) 이후 최고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