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에 이른바 '연초 효과'가 조금씩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연초효과란 연초에 기관 투자가의 신규 자금 집행이 시작되면서 채권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1월부터 강력했던 연초효과는 이달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일부 비우량채의 2,3년물 일부에서 미매각 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에 해당하는 효성티앤씨가 지난 17일 1000억원 자금 모집을 목표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3년물 미매각이 났다. 2년물 400억원 모집에서 기관자금 1310억원이 몰렸으나 3년물 600억원 모집에는 목표치의 절반인 300억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앞서 신용등급 BBB+에 해당하는 AJ네트웍스가 지난 13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3년물은 미매각됐다. 2년물에는 목표치(100억원) 이상의 37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렸으나 3년물에는 목표치(200억원)보다 못한 190억원 자금 모집에 그쳤다.
신용등급 A- 수준인 에코프로는 지난 1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간신히 목표자금을 채우는 데 만족해야 했다. 1년6개월물 250억원 모집에 420억원의 기관자금이 들어왔으나 2년물 150억원 모집에 15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에코프로는 신용등급 A-에 부정적 전망이 달려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강력했던 연초효과가 기업에 따라 차별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A+ 수준인 엘에스전선이 지난 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는 목표치(800억)의 11배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SK에코플랜트(A-) 역시 지난 10일 수요예측에서 목표치(1500억원)의 7배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온 바 있다.
경기침체 우려감,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옥석가리기 투자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전망은 차별화되고 있다"면서 "우호적 수급에도 대내외 정책 영향과 우려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의 크레딧 시장 흐름은 순항 중에 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대외변수에 의한 국내 크레딧 시장은 과거에 비해 민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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