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수면 중 10초 이상 숨 쉬지 않는 상태
"청각 신경과 달팽이관에 직접적인 영향"
수면무호흡증은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은 숙면을 방해해 만성피로와 두통은 물론 심혈관계질환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청력 손실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전미 교수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수면무호흡증 환자 90명과 정상 대조군을 대상으로 청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청력이 정상인보다 나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전미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했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청력이 나쁘게 나타났다. 특히 2㎑(킬로헤르츠)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 청력 손실이 두드러졌다. 또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에서도 무호흡 지속 시간이 긴 그룹에서 청력 손실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상태다. 단순 코골이와는 다르지만 심한 코골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환자 83만5223명 중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5명 중 1명꼴인 15만3802명으로 나타났다. 이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진단받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원인이 저산소증과 산화 스트레스라고 추정했다.
수면무호흡증 관련 혈중 산소 수치가 감소하는 저산소증이 발생하면 귀로 가는 미세 혈관에 혈류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상적인 청각 기능을 위해서는 원활한 산소 공급이 필수다. 하지만 산소 부족이 지속되면 청각세포와 청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커진다.
결국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산소 재공급 과정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증가해 신경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아울러 심한 코골이로 인한 소음 역시 청각 손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만성 저산소증과 혈류 장애가 청각 신경과 달팽이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단순히 수면의 질 개선을 넘어 장기적으로 청력을 보호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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