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무슨 이유에서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냐"
20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보수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무슨 이유에서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냐"
13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안국역 2번 출구 앞에서 한 손에 태극기를, 다른 한 손에 "탄핵 무효"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중년의 여성이 경찰관을 향해 소리쳤다. 경찰은 여성에게 헌법재판소 주변의 치안 유지를 위해 시위 목적으로 온 이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은 "경찰이 편파적으로 공권력을 집행해서 되겠냐.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가. '자유대한민국'을 생각하라"고 항의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10차 변론을 연 헌재 앞으로 보수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자유가 사법부와 경찰, 언론 등 사회 공적 시스템에 의해 짓눌려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선 이들 사회 공적 시스템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사회 공적 시스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실제 이날 헌재 인근을 돌아다닌 기자의 눈에는 헌재 앞을 경비하는 경찰을 질타하는 집회 참석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헌재 건너편 인도에서 만난 박모씨(40대)는 사법부와 언론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박씨는 "헌재와 법원, 언론은 비상계엄이 무조건 나쁘다는 프레임을 가지고 재판을 진행하거나 기사를 보도할 뿐, 윤 대통령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며 "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막기 위해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비상계엄이 필요했다. 세상엔 필요한 계엄도 있는 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집회 참석자 A씨(60대)는 "입법부와 사법부, 언론이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못 믿을 존재"라며 "이들이 마르크스주의에 물든 빨간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니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이 이룩한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나쁜 것이라고 취급한 채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국역 5번 출구 앞과 헌재 건너편 인도에 모인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좌빨' 헌재"와 "탄핵 무효" 등을 외쳤다. 또 일부 헌법재판관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사형"이란 구호도 덧붙였다.
집회를 주최한 자유통일당은 집회 전에 경찰에 약 2000명의 인원이 모일 것으로 신고했다.
이들은 기존의 사회 공적 시스템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슴에 "문형배 탄핵"과 "'좌빨' 정치판사"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매고 다니는 김모씨(63)은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민적 통합을 위해선 헌재를 해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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