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위치파악 시도..尹 "기사 보고 어떻게 됐나 물어"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에 대해 "저와 통화한 것을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와 연결해 내란과 탄핵 공작을 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의견진술 기회를 얻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경찰에 물어보니 어렵다고 해서 국정원이 위치 확인에 도움이 될까 해서 한 얘기를 엮어 대통령의 체포 지시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들은 당시 ‘미친X인가’라고 생각했다는 홍 전 차장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이) ‘미친X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네'라고 했다면서 메모를 만들어 갖고 있다가 해임되니까 이걸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고 엮어낸 게 이 메모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여 전 사령관이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 정치인을 비롯한 주요 인물에 대한 위치 파악을 부탁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당시 기사를 보고 저도 김용현 국방장관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 물었다”며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불필요한 일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홍 전 차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체포지시를 들었다고 하는 것은 내란과 탄핵 공작이라는 주장이다.
홍 전 차장이 수사기관에서 “대통령이 국정원 직제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전부 엉터리’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국정원 직원을 빼고 저만큼 국정원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저는 국정원 수사만 3년을 했고, 국정원과 방첩사령부, 경찰의 대공 수사 역량을 보강하기 위해 취임 이후에도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과 직접 통화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격려 차원에서 전화한 것”이라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홍 차장이 여인형 사령관하고 육사 선후배잖아’ 하는 얘기였는데 (홍 전 차장은) 그 얘기 못 들었다고 거짓말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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