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2025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크게 늘어난 무전공 학과 모집에서 대규모 '등록 포기'가 일어났다. 모집인원의 몇 배가 넘는 합격자들이 다른 대학·학과를 선택하며 사실상 '입결'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선발현황을 공개한 6개 대학에서 무전공 선발 합격자 2276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등록 포기자 182명과 비교해 12.5배 늘어난 규모다.
무전공 선발은 올해 본격 확대를 맞았다. 교육부가 ‘학생 선택권 보장’을 취지로 확대를 권고하며 73개 대학의 신입생 중 28.6%를 무전공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8852억원)의 절반 가량(4410억 원)도 무전공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로 활용했다. 수도권 대학 51곳 중 38곳이, 국립대 22곳 중 15곳이 무전공선발 비율을 25% 이상으로 늘렸다.
반면 지원 단계부터 무전공 지원은 크게 늘지 못했다. 대학 전체 평균 경쟁률에 비해서도 무전공 지원률은 다소 부진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경희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의 무전공 경쟁률은 각 대학의 전체 평균 경쟁률에 비해서 적은 수준이었다.
정원에 비해 지원자가 크게 몰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규모 '등록 포기'가 발생한 셈이다. 종로학원은 의대 증원 여파로 상위권 수험생부터 중복합격으로 인한 연쇄 이동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2025학년도 무전공 선발 전형 유형1에서는 고려대 학부대학 36명 모집에 733명이 추가합격했다. 모집정원 대비 2036.1%로 '20바퀴'가 넘는 추가합격이 진행된 것이다. 최상위권대학 입시 사상 최대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정시 미등록 2276명 가운데 인문, 자연 계열구분없이 선발하는 유형1에서 1885명으로 대부분의 등록포기자가 나왔다. 계열내에서 선발하는 유형2는 391명의 포기자가 나왔다.
종로학원은 "추가합격이 대량 발생하며 기존 정시 합격선에 상당한 변화 발생했을 것"이라며 "연쇄적 추가합격으로 인한 일반학과들의 합격선에도 상당한 영향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하위권이 지원을 선택하지 않는 의과대학과 달리 무전공 학과는 최상위권부터 하위권 학생까지 폭넓게 지원을 받고 있어서다.
추가합격이 늘어날 수록 의대보다 입결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 무전공학과의 '합격컷'을 올해 기준으로 예단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 수험생들은 의대 모집정원 변수에 무전공 선발 전형 입시 합격 점수까지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원가능대학 결정에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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