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독일 조기 총선 출구조사 발표
과거 16년 동안 집권했던 기민-기사 연합 다시 1위
집권 사민당은 3위로 추락, 극우 AfD는 2위로 약진
숄츠 독일 총리 "내게 책임 있다" 패배 인정
독일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독일 총선 직후 베를린의 당사에서 승리 축하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3일(현지시간) 진행된 독일의 조기 총선에서 과거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이끌었던 우파 연합이 약 3년 만에 다시 권력을 잡게 됐다. 16년에 걸친 메르켈 정권을 밀어냈던 기존 좌파 정부는 이제 극우에도 밀리면서 원내 3위로 추락했다.
독일 공영 ARD방송이 이날 오후 6시에 공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득표율 1위는 우파 계열의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될 전망이다. 이들의 득표율은 29%로 예상된다. 2위(19.5%)는 극우로 분류되는 독일대안당(AfD)으로 추정되며 좌파 계열의 집권 사회민주당(SPD)의 득표율은 16%로 3위에 그칠 전망이다.
다른 좌파 계열 정당인 녹색당의 득표율은 13.5%로 예상되었으며 이외에 좌파당 득표율은 8.5%로 예측됐다. 친기업 우파 자유민주당(FDP)은 4.9%, 극좌 성향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BSW)은 4.7%로 원내 진출이 불투명하다. 독일 선거법상 정당투표 득표율이 5%를 넘거나 지역구 299곳에서 3명 이상 당선자를 내야 의석을 배분받는다.
제2 공영 ZDF방송 출구조사에서는 CDU·CSU 연합이 28.5%, AfD는 20.0%, SPD 16.5%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ARD방송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체 630석 가운데 CDU·CSU 연합이 210석을 가져가고 AfD에 145석, SPD 118석, 녹색당 94석, 좌파당에 62석이 배분될 것으로 계산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 대표를 맡고 있는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총선 출구조사 소식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정확한 의석 배분은 FDP와 BSW의 원내 진출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들 정당이 기준을 넘겨 의석을 가져간다면 다른 정당들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CDU·CSU 연합은 의석 배분이 확정되는 대로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정 구성에 성공한다면 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가 총리를 맡을 전망이다.
메르츠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제 내 앞에 놓인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또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며 연정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CDU의 앙겔라 메르켈 전 대표 겸 총리의 지휘 아래 2005~2021년 사이 16년 동안 집권했던 CDU·CSU 연합은 2021년 총선에서 패하고 SPD에게 정권을 넘겼으나, 약 3년 만에 권좌를 되찾았다. SPD는 당시 총선에서 이겼지만 과반을 얻지 못해 FDP와 녹색당을 포함한 일명 ‘신호등’ 연정으로 정권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11월 연정 붕괴로 위기에 몰렸다. 이번 총선은 예정된 시점보다 7개월 일찍 진행됐다. SPD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총선 패배로 연임에 실패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나빴고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정당은 AfD였다. AfD는 2021년 총선 당시 10.4%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이번 선거에서 2배 가까운 득표율을 올려 원내 제 2당에 오를 전망이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역사적 승리"라며 "우리는 CDU와 연정 협상에 열려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정치적 변화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의 주류 정당들은 극우 성향의 AfD가 민주주의를 해친다며 연정 구성을 비롯한 모든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독일에서 극우 계열로 통하는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가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당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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