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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날씨'에 '양간지풍(襄杆之風)'까지...강원 전역 산불 위험 고조

산림청, 강원 전 지역 산불재난 주의단계 발령
강원도, 취약지역 산불예방진화대 고정 배치

'메마른 날씨'에 '양간지풍(襄杆之風)'까지...강원 전역 산불 위험 고조
지난 21일 밤 강원 정선군 여량면 유천리 야간 산불 현장.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강원 전역에 연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영동지역에 고온 건조한 '양간지풍'이 불 것으로 예보, 지자체와 산림·소방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4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강수량은 15.7㎜로 평년(28.7㎜)보다 적은데다 강수일수도 6.1일로 평년보다 0.4일 적었으며 특히 영동 지역 강수량은 18.1㎜로 평년(39.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열흘이 넘도록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최근 도내 곳곳에는 연일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3시 14분쯤 춘천시 신북읍 지내리 야산에서 불이 나 약 1시간 만에 진화됐고 앞서 지난 21일 오후 7시 7분쯤 정선군 여량면 유천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산림 30㏊(30만㎡)를 태우고 18시간여 만에 꺼졌다.

지난 20일 낮 12시 58분쯤에는 양구군 방산면 천미리 군부대 사격장에서 산불이 나 약 4시간 만에 꺼졌고 앞서 19일에도 홍천과 고성에서 주택 화재가 인근 야산으로 번져 각각 약 2시간, 약 40분 만에 진화됐다.

특히 기상청은 이번주 중순 동해안과 산지를 중심으로 바람이 각각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 초속 25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예보, 산불 발생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에는 양양과 고성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태풍급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특이한 기상현상이 나타나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

산불 위험 적신호에 관계 당국도 덩달아 긴장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산림청은 전날 강원지역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발령했으며 강원도는 산불 발생 취약지역에 '산불예방진화대'를 고정 배치하고 공무원 담당 지역을 지정하는 등 산불방지 활동 강화에 나섰다.

앞서 강원도는 올해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불 예방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산불 예방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내 산불 감시 CCTV 영상 정보에서 연기, 불꽃, 구름 등을 감지하고 사전에 알림을 제공하고 산불 발생 시 확대 영역 정보도 실시간 판독할 수 있다.

도 소방본부도 봄철 동해안 산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임차 헬기 1대(카모프) 등을 강릉에 배치했다.

기상청은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며 "캠핑, 산행 등 야외 활동 시 화기 사용을 최대한 삼가고 화목 보일러와 담배꽁초 등 불씨 관리에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