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 바이델 독일대안당(AfD)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베를린 당사에서 열린 당 선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나치 부역자의 손녀, 스리랑카출신 여성과 살고 있는 46세의 동성애자, 골드만 삭스·알리안츠·크레디트 스위스 등 금융기관에서 일했던 금융전문가, 자유주의 경제학을 신봉하는 경영컨설턴트 출신의 경제학 박사…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 파퓰리스트(선동주의) 정치인 알리스 바이델의 대표적인 이력이다.
독일대안당(AfD) 공동대표인 그는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AfD을 20.8%라는 득표율로 제2당으로 부상시키며 유럽을 휩쓰는 극우 물결의 새로운 간판으로 뛰어올랐다.
AfD의 득표율은 2021년 9월 총선 때의 10.4%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극우 정당이 기록한 역대 최고 성적이다.
그는 "우리는 연정 협상에 열려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정치적 변화도 불가능하다"며 제1당인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연정에 참여를 요구했다.
그는 일반적인 극우 지도자들과 다른 모순적인 정체성까지 가진 인물이다. 일반적인 극우 지도자상과는 다소 어긋난다. 레즈비언이라는 모순적인 정체성까지 가졌다. 그렇지만, AfD는 그녀를 내세워 외연을 넓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폴리티코는 바이델 대표의 정체성을 두고 "전통적인 핵가족을 옹호하는 남성 중심의 반이민 정당 지도자로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델 대표는 자신을 '퀴어'라고 규정하지 않으며, 성 정체성은 AfD에서 중요한 의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의 할아버지 한스 바이델이 아돌프 히틀러가 임명한 판사로서 부역자인지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자신을 자유시장경제자라고 강조하면서 반이민 정서를 적극 받아들이고 전면에서 설파함으로써 극우 세력이 일종의 '외연 확장'에 성공하도록 이끌었다.
그는 금융 전문가로 2013년 AfD에 입당했다. 스카이뉴스는 "극단주의 정당으로 비판받는 AfD에서 바이델 대표는 '중간 계급, 부동층, 독일 서부'라는 요충지를 공략하는 열쇠"라고 분석했다.
AfD 당원들이 바이델 대표를 향해 외치는 구호 "독일을 위한 알리스"(Alice fur Deutschland)에도 이런 결합이 잘 드러난다.
바이델 대표를 향한 당내 지지도 단단한 편이다. 이번 총선에서 거둔 예상 이상의 정치적 성공 이후에도 바이델 대표와 극우파의 동맹이 균열 없이 유지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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