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선보인 달빛 무지개분수
한강 물 끌어 사용해 환경친화적
하단 잠수교 연계 다양한 축제도
市의 작은 시도가 시민들 삶 바꿔
지하철 15분내 무료 재탑승 도입
화장실 이용객 등 비용 절감 도와
반포대교 달빛 무지개 분수 서울시 제공
지난해 10월 서울 잠수교가 뚜벅뚜벅 축제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변하지 않으면 자멸한다(Change or Die)."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서울시정 '창의행정'의 핵심주제를 '규제철폐'로 제시한 뒤 내놓은 일성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하고 철폐해 경제 활성화와 민생회복을 앞당기는 것이 창의행정의 첫걸음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민 누구나 서울시정 전 분야에 대해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신고할 수 있는 100일 집중신고제가 반환점을 돈 현시점에서 서울시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정에 반영한 창의행정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창의행정 주제로 규제철폐를 들고 나왔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불필요한 규제를 찾아내 개선하고 척결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동안 서울시가 추진한 다양한 창의행정 사례는 작은 시도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관광명소'된 반포대교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창의행정은 지난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과 함께 공무원들에게 혁신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해 행정을 개선하자는 취지에 따라 '창의시정'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행했다. 보궐선거를 통해 2021년 서울시에 재입성한 오세훈 시장은 2023년 창의시정에서 한걸음 나아간 창의행정을 들고나와 시민들을 위한 행정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대표적인 창의행정 사례는 바로 반포대교의 변신이다. 반포대교에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분수가 있다. '달빛 무지개 분수'인데,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오세훈 시장 재임기였던 2009년 운영을 시작했다. 길이 114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 분수로 인정받았다.
달빛 무지개 분수는 한강 물을 끌어올려 사용한 후 다시 강으로 되돌리는 방식의 친환경적 운영을 하고 있다. 수자원 낭비 없이 지속가능한 설계를 했다. 창의행정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교량을 관광명소와 친환경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킨 프로젝트다.
반포한강공원의 대표 명소가 되면서 지역경제 및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 교량이 교통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분수와 조명을 결함한 창의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해 도시의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반포대교 하단 잠수교는 한강에 있는 교량 총 31개 중 가장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포대교가 지붕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축제를 개최하기에 좋다.
이런 특성을 활용한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는 한강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 해 5~10월까지 매주 일요일 총 15회 개최됐다. 축제 일환으로 개최된 '보트 퍼레이드 쇼', '가편 퍼레이드', '탱고페스티벌', '무소음디제잉파티' 등 다양한 행사에 힘입어 지난 해에만 150만명의 방문객이 뚜벅뚜벅 축제를 찾았다.
잠수교는 또 한번의 변신을 예고했다. 한강 최초의 차없는 보행전용 다리로 전환하기 위한 '문화의 다리, 잠수교 설계 공모' 최종 당선작이 지난해 5월 탄생했다. 현재 기본설계 진행 중으로, 절차가 완료되면 올 하반기에 착공해 내년 뚜벅뚜벅 축제 전에 준공할 예정이다.
잠수교가 보행전용 다리가 되면 공연, 플리마켓, 전시회, 자전거·러닝 이벤트 등을 보다 다채롭게, 적극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5분내 지하철 재탑승 '공짜'
작은 시도가 큰 변화를 가져온 창의행정 사례는 또 있다. 지하철 15분내 환승시 무료 재탑승이 바로 이런 사례 중 하나다. 지하철에 있다가 화장실에 가야해서 급히 아무 역에나 내렸는데, 화장실이 개찰구 밖에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요금을 추가 결제해야 했던 경우가 많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지하철 15분내 환승시 무료 재탑승은 지하철 개찰구에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 교통카드를 태그한 뒤 15분 이내 같은 역 개찰구로 들어올 때 환승이 적용되도록 한 것이다.
15분 내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 다시 탑승하기 위해 요금을 추가 납부하는 이용자 수가 이전엔 수도권 내 일일 4만명, 연간 1500만 명에 달하였다. 시민들이 이렇게 추가로 납부하는 교통비만 무려 연간 180억 원 상당이었다. 2022년 한 해 동안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관련 민원만 해도 514건에 달했다. 이 창의행정 사례는 2023년 중앙우수제안에서 최고 훈격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요금제 및 환승제도 대표적인 창의행정 사례다. 이는 2004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기존의 민영버스 체계를 준공영제로 전환해 버스 노선을 개편하고, 환승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시초다.
오 시장은 2007년 경기도·인천과 협의해 통합요금제를 도입, 서울·경기·인천을 하나의 교통권으로 연결하는 수도권 통합요금제를 본격 시행했다.
기존에는 버스의 경우 환승을 할 경우 버스를 탄 횟수만큼 요금을 내야했지만 통합요금제 시행 후 환승시 추가 요금만 내기 때문에 시민들의 일상이 개선됐다. 환승 비용이 절감되면서 대중교통 이용률이 교통 체증 및 대기오염 감소 효과도 있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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