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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카드 모자란 하마스, 전투 준비...가자 휴전 깨질까?

가자지구 내 하마스, 신병 모집하고 교전 재개 대비
다음달 1일이면 1단계 휴전 기간 만료. 교전 재개 가능성
종전 논의할 2단계 휴전 협상 답보 상태
트럼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1단계 휴전 연장 모색
종전 논의 대신 최대한 인질 확보할 계획
협상 카드 떨어지는 하마스, 휴전 이어갈 지 불투명

협상 카드 모자란 하마스, 전투 준비...가자 휴전 깨질까?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 누세라트 난민촌에서 인질 석방 행사에 참여한 하마스 무장 대원들이 줄지어 서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오는 3월 1일(현지시간) 1단계 휴전 종료를 앞두고 조직을 재편하는 등 전쟁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외신들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예정된 2단계 협상에 들어가지 못하고 곧 휴전 기한을 넘긴다며 약 15개월 동안 이어졌던 가자지구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보도에서 하마스와 대화한 중동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일선 부대의 지휘관을 새로 임명하고, 교전 재개에 대비해 진지를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하마스는 부서진 땅굴망을 재건하고 신병들에게 무기 사용법 및 전술 안내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2023년 개전 직전에 병력이 약 4만명이라고 알려졌던 하마스는 대부분의 전투원을 잃었지만 최근 다시 수천명을 모집했다. 중동 관계자는 하마스가 각종 폭발성 탄약을 급조 폭발물로 개조하는 한편 가자지구에 남은 이스라엘군 감청장치를 수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하마스의 재조직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의 하마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인 이즈 알 딘 하다드는 이달 초 일선 장교들과 만나 이스라엘군이 전투를 재개하면 제일 먼저 가자지구를 횡단 혹은 종단하는 주요 도로를 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CNN은 WSJ 보도 당일 휴전 연장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해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지난달 19일부터 6주일 일정의 1단계 휴전에 들어갔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이달부터 종전 및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논의가 포함된 2단계 협상을 시작해야 했지만 아직 답보 상태다.

협상 카드 모자란 하마스, 전투 준비...가자 휴전 깨질까?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 누세라트 난민촌에서 풀려나는 이스라엘 인질이 하마스가 발급한 인증서를 들고 있다.AP뉴시스


하마스는 1단계 휴전 동안 33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기로 약속했으며 이스라엘 역시 1904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기로 했다. 하마스는 지난 22일에 인질 6명과 시신 4구를 포함하여 33명의 신원 인도를 완료했으나, 이스라엘은 같은날 예정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620명의 석방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62명의 인질이 남았다고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최소 35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23일 발표에서 하마스가 인질 석방 과정에서 모욕적인 선전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수감자 석방 없이 2단계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CNN은 이스라엘 역시 수감자를 풀어주는 과정에서 선전 및 모욕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하마스에게서 더 많은 인질을 받아내기 위해 2단계 협상 대신 1단계 휴전 연장을 바란다고 보도했다.

일단 양측은 추가 교환에 합의했다. 하마스는 25일 발표에서 1차 휴전에서 약속한 33명 외에 4구의 인질 시신을 추가로 인도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붙잡아 뒀던 수감자 620명을 석방하고 시신 4구에 상응하는 수감자를 더 풀어준다고 약속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요구에 따라 26일 이집트에 시신 4구를 인도하되 별도의 기념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외신들은 미국에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내 강경파 의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마스와 협상했던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와 국내정보기관 '신베트'의 수장들은 "협상에서 하마스에 양보를 너무 많이 했다"는 질책을 받고 최근 협상팀에서 배제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 대표로 친(親)트럼프 인사로 유명한 론 더머 전략담당장관을 세웠다.
CNN은 하마스에게 남은 협상 카드가 인질 밖에 없다며 계속 이스라엘의 요구대로 인질을 풀어 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협상 카드 모자란 하마스, 전투 준비...가자 휴전 깨질까?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리숀 레지온에서 주민들이 하마스에게 붙잡혔다가 시신으로 돌아온 인질들의 장례 행렬에 참석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있다.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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