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단일대주주로 지위 행사 플랫폼 'HSIS', 1호 타깃 화승인더
손동식 前미래에셋운용 사장도 주요 주주로 전격 참여 ‘눈길’
소액주주들의 주주행동주의를 챗GPT가 형상환 한 이미지. 챗GPT제공.
[파이낸셜뉴스] 소액주주가 단일 대주주로 힘을 모아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행사할 수 있는 소액주주 의결권 전문 행사 SPC(특수목적법인)이 등장해 이목을 모은다.
최근 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활발히 논의중인 가운데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주주행동주의가 한 단계 진화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관련 SPC엔 국내 펀드 1세대로 알려진 손동식 미래에셋운용 전 사장(현 고문)이 주요 주주로 전격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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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악덕 기업엔 경고 VS 경영잘한 기업엔 '백기사' 역할도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직 대형 증권사 임원 출신이 주도해 (주)HSIS를 설립했다.
HSIS는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모아 의결권을 법인인 HSIS 주식회사에 위임해 단일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확보, 최대주주와 동등한 위치에서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을 가진 법인이다.
김영수 HSIS 공동대표는 “그간 소액주주들의 합산주식 수보다 적은 주식수로 소액주주들의 합산주식 수가 최대주주보다 많음에도 불구 상법상 1인지배주주의 권리를 이용해 다수인 소액주주의 권리를 짓밟고 경영권을 장악한 사례가 빈번했다”라며 “기업들이 1인지배주주의 이익에만 부합하는 페이퍼컴퍼니 이용 이중 지배구조, 물적분할 등의 결정을 함으로써 1인 대주주의 이익만 추구하고, 다수이면서 실제로 합산주식수가 1인 대주주보다 더 많은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중인 대기업들을 저지하고자 HSIS를 설립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HSIS는 기존의 소액주주 행동주의 방식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개념으로 접근하기 위해 설립 한 의결권 행사 전문 SPC(특수목적법인)로써, 기존의 소액주주의 위임장을 받아 소액주주 행동주의를 하는 틀을 깼다”라며 “각각의 소액주주들이 임치계약서를 작성하고 HSIS 증권계좌에 주식만 이체하면 HSIS자체가 단일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게 만든 법인”이라고 부연했다.
HSIS는 이미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설립 등기증을 발부받고 특허까지 출원 중이다. 즉 의결권 위임에 따라 단일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행사하는 합법적인 전문 의결권 대리행사 특수목적법인(SPC)이라는 설명이다.
김 공동 대표는 “경영지배 구조가 바람직하지 못한 기업들에게 바로미터가 되고 싶다”라며 “또한 반대의 경우인, CEO가 경영을 잘하는데 대주주 지분이 낮다면 우호 백기사로도 소액 주주들의 지분을 모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국내 펀드 1세대이자 미래에셋그룹 창업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손동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도 HSIS에 주요 주주로 전격 참여했다. 손 전 사장은 이달 초 일신상의 사유로 미래에셋운용 CEO직에서 사의를 표명한 이후 현재 고문으로 물러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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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인더에 주주서한 배포...자사주 소각 등 요구
한편 HSIS는 지난 26일 첫 행동주의 타깃 기업으로 화승인더스트리를 겨냥하고 1차 주주서한을 배포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요구사항은 크게 △실적 증가에 따른 배당확대 △기존 자사주 보유물량 전량 소각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년 최소 5%에서 10%대의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이 꼽힌다.
앞서 화승인더스트리는 지난 2018년 7월 26일 주주 권리를 보호하고 건전한 기업 지배 구조화 투명한 가치 경영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밑거름이란 믿음으로 ‘화승인더스트리 기업 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했다.
HSIS측은 "화승인더스트리는 공장증설 등 설비투자를 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잉여현금을 주주환원을 위해 쓸 수 있는 회사이며, 2024년말 기준 현금이 별도기준으로 500억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면서 ”이에 따라 자금은 충분하다. 2024년말 기준 화승인더스트리의 별도 재무제표를 보면 이익잉여금이 1700억, 보유현금이 500억 이상 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최소 5%에서 최대 10%씩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한 후, 대주주 지분율을 현재의 33.5%에서 최대 55.97%까지 확대한 뒤 2028년 화승인더스트리와 화승엔터프라이즈를 합병하면 건전한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다”라며 “합병으로 인한 지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지분율 33.5%이상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HSIS는 화승인더스트리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합병도 요구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의 핵심 내용인 중복상장으로 인한 이중지배구조의 폐해를 없애고 모범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하다”라며 “실제 지금 화승인더스트리와 화승엔터프라이즈로 분리된 이중지배구조를 건전한 단일지배구조로 바꾸면 영업이익률이 같은 영업환경에서도 바로 2~3% 올라가 기업밸류의 리레이팅이 가능하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지금 영업권의 몫으로 화승인더스트리가 수취하는 2~3%의 수수료가 단일회사의 순수영업이익으로 합산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HSIS는 “단일지배구조가 되면 그동안 중복상장의 폐해인 더블 카운팅으로 인한 화승인더스트리의 과도한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어 기업이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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