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가계소득 월 521만원 3.8% 증가
식자재·외식비·주거비 부담 가중
작년 실질소비지출 1.2% 증가 그쳐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024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년 4·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1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4·4분기 가계소득이 6분기 연속 늘어났지만, 소비지출 증가세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등 규모가 큰 지출 위주로 지갑을 닫은 결과다.
통계청이 27일 내놓은 '2024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가구(이하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당 소득은 521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3.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득은 2023년 3·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324만1000원으로 2.3% 늘었다. 사업소득은 109만1000원, 이전소득은 70만9000원으로 각각 5.5%, 5.6%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이 289만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2.3%) 이후 최저 증가폭이다.
앞서 △2021년 3.9% △2022년 5.8% △2023년 5.8%였다. 조세, 연금 기여금, 이자비용 등을 포함하는 비소비지출 증가율은 2.2%로, 2020년(-3.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때보다 지출 증가폭이 줄어든 셈이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6분기 연속 소비지출이 증가했지만, 증가세가 둔화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자동차, 가구, 통신장비 등 내구재 소비지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지출 증가 요인으로는 주거·수도·광열비 중 실제 주거비가 있으며, 물가 상승과 관련된 음식·숙박비, 오락·문화비는 단체 여행비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음식·숙박(5.2%), 주거·수도·광열(6.5%), 오락·문화(7.9%), 식료품·비주류음료(3.8%) 등에서는 지출이 늘었다. 소비지출 비목별 비중은 음식·숙박(15.5%), 식료품·비주류음료(14.3%), 주거·수도·광열(12.2%), 교통(11.6%) 순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41만2000원)와 식사비를 합하면 전체 소비지출의 29.1%로, 월평균 84만1000원이다.
지난해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소비지출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교통(-2.9%), 의류·신발(-1.8%), 통신(-1.5%), 주류·담배(-3.0%) 등에서 실질소비지출이 감소했다. 월평균 실질 가계지출은 교통(29만3000원), 의류·신발(12만4000원), 주류·담배(3만6000원) 등이다.
통계청은 소비지출 중 월세 등 '실제 주거비' 증가에 주목했다. 월세가 오르면 전체 소비지출은 늘지만, 동시에 다른 지출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주거비는 월평균 12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2023년(8.6%)보다 증가폭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실제 주거비는 2020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며 "이 항목에는 전세가 아닌 월세만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구매가 감소한 것도 소비지출 증가세 둔화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교통 지출에서 자동차 구입 비용은 전년 대비 10.5% 줄었다. 2023년(23.4%) 증가했던 것과 달리 감소로 전환됐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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