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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 2명, '한국군과 싸울줄 알았다'

우크라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 2명, '한국군과 싸울줄 알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군. 이 병사는 지난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전투에서 다쳐 우크라이나내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에 파병됐다가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들은 당초 한국군과 싸울 것이라고 통보받았으며 우크라 전쟁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파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 언론 중 최초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는 북한군 병사 2명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각각 21세와 26세인 성이 리와 백씨로만 알려진 이들은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으로부터 심문을 받아왔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에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1만2000명과 함께 항공기와 열차, 버스로 이동해 우크라이나와 접경지인 쿠르스크에 배치됐다.

러시아군 군복과 군 신분증을 받았으나 러시아어를 몰라 읽을 수 없었다고 했다.

싸우게될 전쟁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이들은 러시아제 소총과 방탄조끼를 지급받고 북한에서 받은 것과 비슷한 훈련후 우크라이나군을 돕고 있는 한국군과 싸울 것이라고 지시를 받았으며 전선에서 가까운 참호에 배치된 후 전쟁이라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붙잡혀서는 안되며 잡히면 자폭을 하라고 정신교육을 우크라이나군의 포격 중에도 받았다고 했다.

리씨는 점령된 러시아 지역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투에 가담한다고 통보 받았은후 러시아를 모국처럼 생각하고 싸웠으며 불안감을 못느꼈다고 말했다.

백씨는 지난 1월 포격과 드론 공격을 받은 후 다리에 파편이 박힌 것을 알고 자살하려 했으나 의식을 잃어 5일동안 출혈하며 숲에 방치됐다.

나머지 동료들은 후퇴했거나 사망했으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의해 발견되자 수류탄으로 자폭하려 하다가 설득 끝에 생포됐다.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괴저가 심해 일부 발가락 절단 수술을 받았다.

백씨는 외국인들이 북한 사람과 다를 것으로 생각했으나 차이가 없다며 “그들도 모두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리씨는 우크라이나군 공격 지시를 받은 3명 중 유일한 생존자로 그는 턱과 팔을 다친채 발견됐다.

백씨는 한국 드라마가 담겨있는 USB를 받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보면서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됐다고 말했다.

리와 백씨 모두 전쟁 포로로 잡혔다가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가 한국행을 원하는 북한군 포로를 수용할 준비가 돼있는 가운데 백씨는 “결국 우리는 한나라, 한민족”이라고 말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