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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더 벌어져… 年 3%대 특판에 몰리는 예금족

시중銀 예금금리 2%대 주저앉아
예대금리 격차 30개월만에 최대
새마을금고·신협 특판상품 몰려
저축은행 소액적금도 인기몰이

예대금리차 더 벌어져… 年 3%대 특판에 몰리는 예금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2%대로 주저앉자 금융소비자들은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특판예금 상품을 찾고 있다. 저축은행의 '소액적금' 상품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예금금리를 낮추는 은행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일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최근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엄연한 마당에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할 경우 가계대출이 급증할 수 있어 고심하는 모습이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요 예금상품(12개월) 금리는 연 2.95~3.05%로 집계됐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최고금리 기준 연 3% 수준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KB스타 정기예금'의 금리를 최고 2.95%로 내렸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달 말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의 정기예금'의 금리를 각각 최고 연 3.00%에서 2.95%로 낮췄다.

토스뱅크를 제외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3%대 예금금리를 포기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8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3.10%에서 2.90%로 0.2%p 내렸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의 조정이다. 자유적금(12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3.50%에서 3.10%로 0.4%p, 만기 2년 이상 상품은 연 3.50%에서 2.80%로 0.7%p 낮췄다.

케이뱅크도 올해 두 차례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 1월 '코드K정기예금'을 비롯해 '플러스박스' '코드K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등 4종의 금리를 최대 0.20%p 하향 조정했다. 2월에도 '코드K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금리를 0.10%p 추가로 낮췄다.

이에 따라 일부 상호금융권에서 취급하는 3% 후반대 금리 상품을 찾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새마을금고 보령시금고는 아직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창구 가입 기준)를 제공하고 있다. 보령시금고 외에도 일부 새마을금고 지점은 금리를 3%대 중반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부 신협에서도 3.5~3.6% 금리의 예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소액적금 상품도 인기다. 최근 출시된 OK저축은행의 '작심한달 적금'은 기본금리 연 4%에 우대요건 충족시 최고 연 20.25% 금리를 제공한다. 단, 5000원 또는 1만원 중에서 선택해 가입기간(30일) 동안 매일 저금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케이뱅크도 연 최대 7.2%의 금리를 제공하는 '궁금한 적금 시즌2'를 선보인 바 있다. 하루 입금 가능금액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5만원으로 제한된다. 매일 앱을 방문해 납입해야 하고, 금리도 날마다 무작위로 정해진다.

4일 판매 마감하는 iM뱅크의 '판다에 진심이지 적금'은 재테크족 사이에서 인기다. 연 최대 7.05% 금리를 주는 이 상품은 하루 100~5만원까지 31일 동안 넣을 수 있는 초단기 적금이다. 기본금리는 연 2.4%지만 매일 돈을 넣을 때마다 0.15%p씩 금리가 추가된다.

한편 예금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서민금융을 제외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29~1.46%p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46%p로 가장 컸다. 신한은행은 1.42%p, 하나은행은 1.37%p, 우리은행은 1.34%p, KB국민은행은 1.29%p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022년 7월 이래 가장 크게 벌어졌다. 신한은행도 30개월 만에 최대치다. 우리·KB국민은행은 모두 23개월 만에 가장 큰 예대마진을 남겼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월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신한은행은 1.22%p, 우리은행은 1.19%p, KB국민은행은 0.85%p, 하나은행은 0.84%p, NH농협은행은 0.61%p가 벌어졌다. 올해 1월 기준 전체 19개 은행 중에는 전북은행이 5.33%p로 1위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소호대출에 있어 대출금리가 높은 경우가 있다"면서 "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예대금리차 비교는 지방은행에게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