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에 출범하면서 유럽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유럽 방산주들이 폭등하고 있다. 2014년 3월 24일(현지시간) 폴란드 서부에서 폴란드 군이 독일 레오파르트2 전차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EPA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우산에 대한 불안감 속에 유럽 방산주들이 폭등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를 늘리라고 유럽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을 압박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을 주도하면서 힘의 논리를 펼치자 미국에 더 이상 기대기 힘들다는 우려가 높아진 것이 방산주 주가 폭등 방아쇠가 됐다.
트럼프는 지난 주말 백악관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우크라이나 안보는 유럽의 도움을 받으라며 사실상 그를 내쳤다.
유럽 방산주들은 올해 뉴욕 증시가 고전하는 것과 달리 날개를 달았다.
CNBC에 따르면 레오파르트 전차를 생산하는 독일 라인메탈은 올해 주가가 86% 넘게 폭등했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는 73% 가까이 폭등했다.
영국 BAE 시스템스도 40% 넘게 급등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푸대접을 받고 쫓겨난 뒤 첫 거래일인 3일 이들 방산 종목 주가는 각각 15% 안팎 폭등했다.
라인메탈은 138.00유로(13.71%) 폭등한 1144.50유로, 레오나르도는 6.22유로(16.13%) 폭등한 44.78유로로 마감했다.
BAE도 205.00파운드(14.57%) 폭등한 1611.50파운드로 치솟았다.
유럽 증시 흐름을 나타내는 스톡스유럽600 지수가 10% 상승한 가운데 방산 업체들의 주가는 천장을 뚫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유럽 방산주는 올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최고 성적을 내는 종목들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 또 최근에는 미국이 더 이상 유럽 안보를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겹치며 유럽 방산주가 치솟고 있다.
유럽 방산주는 뉴욕 증시를 압도하면서 증시 무게 중심 이동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뉴욕 증시가 트럼프의 관세 남발에 올해 고전하고 있지만 유럽 증시는 상승세다.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올들어 11% 급등했다. 같은 기간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4% 오르는 데 그쳤다. 뉴욕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4% 가까이 하락했다.
케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일 런던에서 20개 가까운 동맹들을 초청해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을 결성해 공동으로 안보를 책임지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도 3일 유럽 방산주 폭등 호재가 됐다.
유럽 방산주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상승세를 타다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즈음해 폭등세로 강화됐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빼려 하면서 유럽 방산주에 날개가 달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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