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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관세전쟁 부메랑'… 멕시코산 딸기값부터 오른다

가계 年 지출 최대 1200弗 급증
수입 농산물 당장 3% 인상 전망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목소리도

미국도 '관세전쟁 부메랑'… 멕시코산 딸기값부터 오른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정부 출범 이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이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거짓'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역대 합동연설 사상 가장 긴 연설(1시간 40분)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12번이나 언급하며 민주당 정권을 비난했다. 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으로 미국 가정의 연간 평균 지출이 최대 1200달러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상당한 신선 농산물을 수입하는 만큼 딸기와 아보카도 등의 농산물 가격이 당장 평균 3%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서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미국의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 부과로 미국 가정의 평균 지출은 내년에 연 1200 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싱크탱크 '어반-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도 이와 엇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어반-부르킹스 조세정책센터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 가정의 평균 지출이 올해보다 내년에 연 930 달러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관세에 따른 추가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의 과일과 채소, 캐나다의 원유 등 미국으로 수입되는 품목의 가격이 당연히 더 비싸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텍사스크리스천대의 트래비스 토카르 교수는 "미국이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원유는 미국에서 소비되는 절반을 차지한다"면서 "관세부과가 캐나다산 원유 수입에 미치는 영향이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PIIE 선임 연구원 메리 러블리는 "관세 부과 비용은 공급망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국 소비자에게 전달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산타클라라대 경제학 교수 알렉산더 필드 역시 "관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면서 "미국 제조기업들도 멕시코와 캐나다 기업이 올리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이미 캐나다 기업들이 미국 공급업체들에 납품하는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특히 미국의 신선 농산물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일대 예산 연구소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식품 가격은 단기적으로 2%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신선 농산물의 경우 가격이 3% 오를 것이라는 게 예일대의 분석이다.


미국의 대형 소매체인 타겟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코넬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로 우리는 며칠 내에 딸기와 아보카도, 바나나를 포함한 과일과 채소의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가전 유통기업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CEO는 "우리는 전 품목에 걸쳐 공급업체들이 일정 수준의 관세 비용 부담을 소매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와 1조 6000억 달러(약 2329조 4400 억원) 규모의 수출입 교역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theveryfirst@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