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석방된 가자 인질 만난 뒤 SNS에 글 올려
하마스에게 "당장 모든 인질 석방하고 시신 반환해라"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단 한 명의 하마스도 무사하지 못할 것"
가자지구 1단계 휴전 종료...남은 인질 59명 가운데 5명 미국 시민
테러 조직과 대화 안 한다던 美, 하마스와 비밀리에 대화 인정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2기 정부 출범 이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진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1단계 휴전이 후속 조치 없이 종료된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가자지구 인질 석방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당장 모든 인질을 풀어주지 않으면 하마스 모두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 히브리어로 하마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샬롬(Shalom) 하마스”라고 적은 뒤 “이것은 안녕 혹은 잘 가라는 의미다. 당신이 고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모든 인질들을 당장 석방하고 당신이 살해한 사람들의 시신을 반환하지 않으면 당신은 끝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직 정신이 아프고 비뚤어진 사람만 시신을 보관하는데 하마스가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이스라엘이 일을 마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보내고 있는데 내가 말한 대로 하지 않으면 단 한 명의 하마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나는 하마스에 잡혀 삶이 망가졌던 납치 피해자를 만났다”면서 “이것은 당신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 지도부를 향해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지금 가자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는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인질을 붙잡고 있다면 당신은 죽는다! 현명한 결정을 해라”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당장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나중에 대가를 치를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가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올린 직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같은날 가자지구에서 인질로 잡혔다 풀려난 8명을 직접 만났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알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에서 이스라엘 인질(가운데)이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풀려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약 15개월에 걸친 교전 기간에 조금씩 인질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지난 1월에 이스라엘과 3단계 휴전안 가운데 1단계 휴전을 시작하면서 인질을 추가로 풀어줬고 현재 가자지구에서 돌아오지 못한 인질은 59명이다. 이 가운데 5명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59명 중 생존자는 24명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1단계 휴전 기간에 이스라엘군 철수 및 종전을 위한 2단계 휴전 협상을 시작해야 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휴전은 이달 1일에 추가 협상 없이 종료됐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4일 관계자를 인용해 휴전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 10일 안에 교전이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2일부터 가자지구로 진입하는 구호품 통행을 막았다.
미국은 이번 분쟁에서 카타르 및 이집트와 함께 휴전을 중재하고 있으며 종전 논의 대신 1단계 휴전 연장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7년에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이후 공식적으로 하마스와 직접 대화하지 않았다.
백악관의 레빗은 5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그동안 하마스와 비밀리에 대화했다고 인정하고 "현재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여기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인들의 생명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의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인 애덤 볼러와 하마스 관계자들이 최근 몇 주일 동안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접촉해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케렘 샬롬 검문소 인근에서 현지 어린이들이 구호물품 실은 트럭을 따라가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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