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檢과 짰다' 발언에 野 '발칵'
"구태여 말할 필요 있었나" 우려
비명계 "통합 행보 쇼였나"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던 것과 관련해 "당내 일부가 검찰과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최근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지며 통합 행보를 가진 것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반응이다. 당내에서도 관련 비판이 이어지는 등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인 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매불쇼' 방송에서 2023년 체포동의안 2차 표결 당시를 회상하며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인 일, 타임 스케줄에 따라 한 일, 당내에서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면서 나한테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 협상으로 제시한 것 이런 것을 맞춰보니까 당내 일부하고 다 짜고 한 짓"이라며 " 짰다는 증거는 없고 추측이나 시기상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내 우려 목소리...일각선 "가능성 있어" 옹호도
이 대표의 발언은 검찰 유착설을 제기하며 사실상 비명계를 직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국회는 총 투표수 295표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체포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만 최소 31명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통합 행보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이 대표의 행보를 호평했던 박지원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현재 통합 행보를 하면서 구태여 그런 말씀을 하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며 "지금 대권을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 대표 하나로 뭉쳐져 가고 있어 통합 행보가 필요한데, 왜 그러한 문제를 얘기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바둑으로 치면 악수 중에 악수를 둔 거라고 생각한다"며 "어제 그 발언으로 인해 공든 탑들이 가려지게 돼버릴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 대표의 정책 행보와 당내 통합 행보가 무색해졌다는 취지다.
이어 고 의원은 "이 대표께서 자기 추측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우리가 알고 넘어가지 않고서는 뭐가 진실인지 모르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사실관계를 규명하다 보면 또 논란이 불거지고 블랙홀처럼 다 빨려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 의원과 같이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친명계 장경태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내통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이 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비명계의 반발에 대해서도 "본인들에게 거슬린다고 생각해서 그걸 가지고 분열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신 것 자체가 너무 오버한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당대표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제1회 전국당원대회 후보자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명계는 일제 반발...논란 지속될 듯
김두관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에 있는 내부의 비판세력을 겨냥한 분열의 발언"이라며 국민 통합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해 놓고 국민 통합은커녕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 대표의 본 모습은 무엇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요구한다.
발언을 공식 사과하라"며 "그리고 통합의 길을 가라. 그것이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모임인 초일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가 당내 통합을 얘기하면서 분열주의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 꽂는 격"이라며 "통합 행보는 쇼였나. 이 대표는 즉각 막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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