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발범행 아닌 계획범행 강조
양광준 모든 죄 인정 "죄송합니다" 반복
오는 20일 1심 판결 선고
지난해 11월13일 강원경찰청이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현역 군 장교 양광준(38)의 신상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뉴스1
강원도 화천 북한강에 30대 여성의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양광준이 지난해 11월 춘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나서는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함께 근무하던 여자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강원도 화천 인근 북한강에 유기한 육군 장교 양광준(38)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6일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광준의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발범행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범행 전 정황이 과연 우발 범행인지를 재판부가 증거기록을 면밀히 검토해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양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사건 당일까지 살해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고통 속에서 깊이 반성하는 피고인에게 관대한 처벌을 부탁드린다”며 우발적 범행 주장을 되풀이했다.
앞선 두 번째 공판에서 양 씨 측은 "공소사실은 인정하되 계획적 범행은 아니고 우발적 범행"이라며 "이를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또 양 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 중 사건 경위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서 양광준은 최후진술을 통해 “정말 죄송하다. 제 목소리로 직접 사과드리고 싶었다”면서 “저의 모든 죄를 인정한다.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울먹였다.
이어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하겠다. 지은 죄를 뉘우치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양광준은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30대 여성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광준은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A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양광준은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에 연인관계이던 A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던 중 말다툼을 벌였고 A씨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자 범행을 저질렀다. 이미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양광준과 달리 A씨는 미혼이었다.
양광준은 A씨를 살해한 후 피해자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 직장 등에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사건 이후 양광준은 군 당국으로부터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
선고 공판은 오는 20일 열린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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