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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고려아연 임시주총 효력 판결..홈플러스 사태 새 변수로 부상

가처분 결과 따라 경영권 분쟁 향방 갈려 기각시 최윤범 회장 '승기' vs 인용시 '원점 복귀' MBK 경영능력도 도마 위...'홈플러스 유동성 위기'

오늘 고려아연 임시주총 효력 판결..홈플러스 사태 새 변수로 부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등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에 대한 법원의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판세가 단숨에 뒤바뀔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MBK의 인수 시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 판단에 분쟁 향방 결정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합의부는 이날 MBK파트너스·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의 최종 판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최윤범 회장 측이 승기를 잡는 판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당분간 고려아연 이사회가 최 회장 측이 장악하는 상태로 유지돼서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전략으로 표 대결에서 승리한 바 있다. 당시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회 이사 수 19인 상한 설정, 이사 7인 선임 등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들이 모두 통과됐다.

이날 최 회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기자들에게 "(가처분 결과를) 겸허하게 기다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난달 고려아연 임시 주총결의 안건들이 무효화 되면서, 영풍 측이 다수의 이사를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어서다.

이번 가처분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SMC가 영풍 주식을 산 것을 상법상 '상호주 규제'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와 SMC가 유한회사인지 주식회사인지 여부다. MBK·영풍 측은 SMC가 호주에 설립된 해외 법인이며, 유한회사로 상호주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고려아연은 SMC가 고려아연이 영풍 주식을 사기 위한 '중간 역할'에 불과해 상호주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말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총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여론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 퇴직 임원 모임 '고수회'는 입장문을 통해 "과정과 노력 없이 세계 1위 회사라는 과실만 따 먹으려는 MBK의 행태를 바라보며 도저히 분노를 감추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영풍은 "고려아연 인수는 최 회장의 독단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영을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홈플러스 사태'...MBK 경영능력 물음표 제기

한편 MBK가 최대주주로 있는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고려아연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MBK가 홈플러스에 약 3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차입금을 들여 무리한 차입 경영을 한 것이 현 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영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다.

이 같은 사태는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시 기업 경쟁력이 심각하게 악화될 것이라 주장하는 최 회장 측의 입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 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배당금 상향 등을 추진하면서, 고려아연의 신사업 추진 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는 MBK의 무리한 차입 경영에 따른 것"이라며 "단기에 수익을 뽑아내야 하는 MBK의 경영방식이 고려아연에도 적용된다면 투자 감소, 인력 감축 등은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를 두고 "당장 밝힐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