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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 소비권력 쥔 액티브 시니어[靑노년이 미래다 (3)]

여가 즐기는 60대, 수입차 '큰손'
작년 2분기 카드 사용 11% 증가
모든 연령대서 가장 많이 늘어
면세점 이용액도 70%이상 급증
해외·교통 분야서 구매력 과시

나를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 소비권력 쥔 액티브 시니어[靑노년이 미래다 (3)]
경제력을 갖춘 젊은 노인들이 등장하면서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가족 부양으로 나를 위한 소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려는 수요도 늘어났다. 이는 실버산업과 헬스케어 등 새로운 산업들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해내며 산업의 활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날 위해 아끼지 않는다

6일 NH농협카드가 50~60대 가입자의 카드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2·4분기 기준 이용금액은 11조1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 이용금액의 증가율 4.6%에 비해 3.6%p 높은 수치다.

특히 60대의 이용금액은 5조1751억원으로 11.4%가량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60대의 구매력은 여전히 왕성한 것이다.

이들의 상세 이용업종을 보면 해외와 교통분야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2024년 2·4분기 60대들의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76.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 시니어들의 해외여행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수입차업계 큰손으로 부상

자녀 부양으로부터 자유로워진 60대들은 여행, 운동, 문화생활에 대한 투자가 왕성한 세대로 자신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과거에는 젊은 세대들이 이끌어오던 수입차 시장에서도 60대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다. 은퇴를 앞두거나 퇴직 후 새 차를 사는 걸 꺼리던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의 수입차 신규등록은 2만673대로 집계됐는데, 점유율은 14.33%까지 올랐다. 10년 전인 2014년 점유율은 8.5%로 한자릿수에 불과했지만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높아진 물가와 할부금리로 인해 젊은 세대는 보유하고 있던 차량도 팔아버리는 상황이지만, 액티브 시니어들은 새로운 차량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 것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젊은 세대보다는 경제적 여유가 많은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회가 된 초고령사회

기업들은 새로운 소비권력으로 떠오른 이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고령화와 함께 새로운 시장이 열리며 혁신을 추구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발표한 'GG(Grand Generation)마켓 공략을 위한 7가지 마케팅 키워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비해 앞서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에서 메디푸드·노화방지 화장품·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이미 주력산업으로 떠올랐다.

이후 고령자 대상의 식사, 가사대행서비스, 방문재활서비스, 시니어 학습지 방문지도서비스, 매칭서비스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기업들은 MZ 일변도 사업전략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은정 동국대 교수는 "시니어마켓이 향후 큰 소비집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Z세대 일변도의 고객군 수정이 요구되며, GG의 바람직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를 선도해 제시하는 기업이 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의 '향후 30년간 소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 보고서에 따르면 55~69세 인구는 2029년 전체 인구 중 24.7%를 차지하며 정점을 찍고 거대한 소비집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