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규제철폐연구소
게임으로 생활 속 규제철폐 이해
"매력일자리 등 새로 알게돼 좋아"
지난 5일 방문한 서울시규제철폐연구소에서 한 남성이 규제철폐 카드게임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시민들이 서울시규제철폐연구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홍집 기자
"지나가다가 상품 준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재미도 있고 유익하던데요? 따릉이 규제 푼 건 잘한 거 같아요."
서울 지하철 잠실역 역사 내에 마련된 팝업스토어 '서울시규제철폐연구소'에서 만난 시민 이여울씨(32)가 상기된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규제철폐 키워드를 맞추는 카드 게임을 하면서 보호자 동반 시 13세 미만도 따릉이 이용이 가능해진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두더지 잡기' 게임으로 300점을 넘겨 서울라면까지 받은 이씨는 "스트레스 잘 풀었다"며 웃었다.
지난 5일 오후 방문한 서울시규제철폐연구소는 학생부터 노인, 친구, 연인 등 많은 시민이 이용하고 있었다. 평일은 주말보다 방문자가 적은 편이지만, 시민들이 계속해서 오가면서 연구소 앞에는 잠시 대기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시에 따르면 연구소가 문을 연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6일간 방문자는 총 1836명이다. 하루 평균 306명이 발걸음한 셈이다. 시는 방문자가 몰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평일은 210명, 주말은 500명으로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이번 주말인 9일까지 열린다.
규제철폐연구소는 시민이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시의 규제철폐안을 이해하고 스트레스까지 풀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키오스크를 활용한 카드 게임인 '규제의 전환'은 힌트판을 통해 서울시가 철폐한 규제를 학습하고 두 개의 키워드를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문제가 '외국인 임산부 교통비 신청서류 간소화'라고 하면 키오스크에 표기된 '외국인 임산부 교통비'와 '서류 2개로 OK'라는 키워드를 차례로 골라내야 한다.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서울라면과 비타민 음료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철폐한 63개의 규제 중 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들을 골라 게임으로 만들었다"며 "시민들이 두더지 잡기나 펀치게임을 좋아할까 염려했는데, 아이들은 처음이라 재밌어하고 어른들은 추억의 게임이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시민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온 시민은 '누가 더 높은 점수를 올리는지'를 두고 내기를 하며 게임을 즐겼다.
이날 게임에 참여한 정선우씨(30)는 "줄도 꽤 있고 인터넷 반응도 좋길래 참여했다"며 "철폐된 규제 중에는 70세 어르신도 매력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세금을 쓴다면 아깝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 마트에 가다가 들렀다는 이순례씨(72)는 "뉴스에서 보던 내용을 게임을 통해 다시 배우니까 공부가 되더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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