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빈도 높은 생활물가지수
2월 2.6% 올라 7개월만에 최고
먹거리·공공요금 줄인상 예고
정부 "환율·유가 변수 지켜봐야"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향후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외식업체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가 두 달 연속 2%대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를 저점으로 11월 1.5%, 12월 1.9% 등으로 상승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는 1월 2.2%를 기록하며 2%대로 올라섰고, 2월(2.0%)에도 2%대를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2025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을 1.8%로 내다봤다.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였다. 정부는 일단 고환율 영향이 현재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1300원대였던 환율이 지난달 1400원대로 100원 안팎 상승했기 때문이다.
2월 환율 상승과 기름값 상승의 영향을 받은 공업제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이 중 가공식품은 2.9%, 석유류는 6.3% 증가했다. 외식 물가는 3.0%,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인건비 상승과 배달앱의 '수수료 갑질'에 따른 이중가격제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 하락했지만, 축산물(3.8%)과 수산물(3.6%) 물가는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지난해 7월(3.0%) 이후 가장 높았다.
■가격 인상 줄줄이 대기
문제는 서민경제에 부담을 주는 제품 및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면업계 선두업체인 농심은 이날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원재료인 팜유 가격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환율 급등, 내수침체 등 트리플 악재 속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특히 라면업계는 2년 전 정부의 물가통제 압박으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춘 바 있어 이번 가격 인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농심을 시작으로 라면 가격 인상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삼양식품과 오뚜기 등 경쟁사들은 "현재 가격 인상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가격을 한 차례 인하한 만큼 정상화 차원에서 순차적으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불확실성 지속 우려"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물가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율이 올 연말까지 어떻게 움직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환율은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석유류 가격뿐만 아니라 수입 중간원료와 식품 원재료 등 다양한 품목의 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물가는 국제유가, 기상여건 등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 역시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물가전망 경로에는 지정학적 정세, 주요국 간 통상갈등, 환율 움직임, 내수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높은 환율 등 상방요인과 낮은 수요 압력 등 하방요인이 엇갈리면서 2월 전망 경로대로 목표 수준 근방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김동찬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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