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 좌표 1개 잘못 입력…수㎞ 오차 발생
버튼식 좌표 입력…교차 검증 절차도 없어
[파이낸셜뉴스]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F-16이 기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날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초유의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에 따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오폭 사고를 낸 KF-16 2대 중 1번기 조종사가 지상 사무실에서 전투기에 군용 WGS84 경·위도 좌표 체계의 경도 좌표 8개는 정상적으로 입력했으나 위도 좌표 7개 중 1개를 오입력해 오폭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좌표 중 1개만 숫자가 달라져도 오차 범위는 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사는 저장 장치를 통해 전투기에 연동된 좌표를 2차로 확인하고, 목적지 즈음에서 최대한 육안으로 표적지를 확인하도록 돼 있지만 이런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KF-16에 사용되는 저장 장치에 좌표를 입력할 때 터치스크린식이 아닌 버튼식 기계를 사용하는 것도 좌표 입력 오류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F-35 스텔스 전투기나 F-15K 같은 신형 전투기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좌표를 입력하고, 기체 내부에도 표적지의 지도가 구현되는 스크린이 있어 상대적으로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KF-16에는 좌표가 전투기에 연동된 뒤 통제소와 자동으로 데이터가 공유되는 시스템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종사와 통제소 간 구두 소통을 통한 2차 확인 절차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오류가 겹쳐 사상 초유의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 군의 판단이다.
이번 오폭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현재까지 총 29명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민간인이 15명, 군인이 14명이다. 이 가운데 20명은 간단한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중상자인 민간인 2명은 각각 어깨 골절과 목에 파편으로 인한 상처를 입고 수술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 중이다.
군은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및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오는 10일 발표하기로 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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