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인형 사용예시 [온라인 쇼핑몰 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내 인생에 피해를 준 그X, 더는 참지 않는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싫은 사람이 있다면 저주를 내려 스트레스를 푸세요"
국내 다수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주인형'이 무분별하게 팔리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저주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부적'에 적고 짚으로 만든 인형에 붙여 다양하게 괴롭히는 '저주인형'을 온라인쇼핑몰에서 개당 1만원 내외에 팔고 있다. 인형을 사면 전 연인이나 배우자, 직장 상사, 배신자 등을 겨냥하는 저주 부적과 대못 5개가 딸려 온다.
1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온라인 쇼핑몰 판매란에는 저주인형의 사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한 쇼핑몰에 올라온 저주인형의 사용법 설명에는 저주 대상의 이름을 부적에 적고 인형의 '혈자리'에 맞춰 못으로 고정한 후 불태우라고 안내돼 있다.
다른 상품 설명란에는 “부적지에 나를 힘들게 한 대상에게 그간 못 한 말을 마음껏 적는다”, “인형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아준다”, “인형의 손과 발을 마음껏 잡아당겨 준다”, “관절을 꺾거나 비튼다”, “불로 태우거나 냉동실에 보관한다” 등 다양한 저주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인형을 아무리 괴롭혀도 잘 찢어지지 않는다며 우수한 품질을 홍보하기까지 한다.
판매자들은 '저주인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매자 리뷰를 보면 실제로 화가 풀렸다는 글이 많다.
한 구매자는 "어떤 미친X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인형을 만나고 나서 속이 다 시원해졌다"고 했다. 이밖에 "나를 아프게 한 만큼 상대방도 더 많이 아팠으면 좋겠다", "직장 동료가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해달라고 저주했더니 실제로 다리가 부러져 그만뒀다", "저주했더니 정신이 너무 맑아지면서 두통도 사라졌다" 등의 상품평을 남겼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저주인형 상품. 출처=쇼핑몰 화면 갈무리
그러나 가학적인 사용법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품 구매와 사용방법 등을 어린이들도 볼 수 있어,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특정 대상에 대한 분노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한편, 저주인형과 같은 폭력적인 상품의 무분별한 판매를 제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아이들에게 바늘로 찌르고 태우는 저주 인형은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만큼이나 정서적 악영향이 클 것 같다"며 "공공연하게 판매하는 데 제한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짚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