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열 도 경제부지사 강력한 유감 표명
토지 현물출자 370억 아닌 5700억 이상
구도심 낙후 지역 대신 공원 개발 의구심
육동한 춘천시장, 국토부 등 정부부처 방문
춘천시가 시각특수효과(VFX) 산업을 내세워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에 도전하는 캠프페이지(옛 미군기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강원자치도가 춘천시 캠프페이지 개발 사업과 관련, 춘천시가 강원도를 패싱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10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춘천시의 캠프페이지 개발사업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정광열 부지사는 "춘천시가 캠프페이지 개발사업을 국토부 도시재생혁신지구 공모에 신청하기 앞서 강원도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지난주에 냈다"며 "하지만 이후 춘천시와 소통이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강원도를 패싱하고 있어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 부지사는 춘천시 캠프페이지 개발사업의 경제적 관점을 언급하며 "캠프페이지 개발사업 예상사업비가 총 3800억원이고 이중 국비가 250억원, 토지현물 출자가 570억원, 이를 제외한 78%가 2970억원이 부채로 충당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물 출자 부지는 현재 공원이지만 상업지역으로 바꾸면 토지가치가 최소 5배, 10배 이상으로 뛴다"며 "그래서 실제 춘천시가 현물로 투자하는 부지는 용도변경시 10배만 하더라도 57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춘천시가 캠프페이지 부지에 컨벤션을 짓겠다고 했지만 현재 전국을 뒤져도 흑자를 내는 곳이 없어 춘천시 계획은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춘천시의 캠프페이지내 첨단영상산업(VFX) 단지 조성에 대해서도 정 부지사는 "춘천시는 11층 규모 건물 3개를 분양해 투자 비용을 회수하겠다고 한다"며 "하지만 기업 유치는 혜택을 줘야하고 투자 비용을 회수하겠다는 것은 이익을 얻겠다는 것인데 혜택을 주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지 상당히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정 부지사는 개인 의견이라는 점을 전제로 "조만간 KTX, GTX-B 노선이 연결되고 제2경춘 국도가 완공되면 캠프페이지와 붙어있는 춘천역은 그야말로 서울과 강원 내륙, 동해안 지역을 아우룰 수 있는 천혜의 부지이자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인구댐 역할을 할 수 있을 곳"이라며 "포화상태에 있는 판교나 화성을 대신해 제2의 판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춘천시청 신청사, 강원도청 신청사를 캠프페이지로 이전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이유다"며 "새롭게 변화된 SOC 환경에서 전략적인 가능성을 갖고 캠프페이지를 개발해야 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종구 도 건설교통국장은 "지난해 춘천시의 도시재생혁신지구 계획 관련 서류를 받고 든 첫번째 생각은 캠프페이지 옆에 근화동, 소양로, 낙원동 등 낙후된 구도심은 그대로 두고 도심속 멀쩡한 공원인 캠프페이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냐 였다"며 "결국 춘천시가 자체 사업을 한다면 도시기본계획 변경을 해야 하는데 최종 결정은 강원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이날 '도시재생 혁신지구 관련 춘천시 입장'이란 자료를 내고 "쇠퇴한 원도심 내에 대규모 재생거점구역을 조성해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라며 "강원도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얘기한 것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한편 춘천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혁신지구 공모에서 한차례 탈락했으며 이후 공동주택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을 제외, 올해 공모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육동한 춘천시장은 이날부터 12일까지 국토부 등 정부 부처를 방문,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 당위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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