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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석방 후 與野 잠룡, 대권행보 자제 속 지지층 결속 ‘올인'

與, 尹엄호·李비판 투트랙 전략...지지층 결집·李 비호감 유권자 확보
野, 우클릭 멈추고 尹 탄핵에 무게...비명계도 통합 행보

尹석방 후 與野 잠룡, 대권행보 자제 속 지지층 결속 ‘올인'
(출처=연합뉴스)

尹석방 후 與野 잠룡, 대권행보 자제 속 지지층 결속 ‘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임박한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전격 석방되면서 탄핵 정국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여야 잠룡들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기존의 각자도생 움직임에서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각각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석방 이후 여당 주자들은 헌재의 탄핵 선고 전까지 헌재를 정조준한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압박하는 한편 야권 유력 주자 이재명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개인 행보는 최대한 자제한 채 윤 대통령의 석방 의미를 고리로 적극 엄호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보호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정책행보는 잠시 미룬 채 이 대표에게 비호감을 나타내는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재명 때리기'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틈만 나면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칭 '민주화 세력'이 공권력의 기본권 유린을 옹호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원에서 뺨 맞고 검찰에 화풀이'하는 모습"이라며 "'아버지 당대표'의 재판 일정이 다가와 마음이 급하다고 고백하는 게 어떻나"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관련, "법원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 취소 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를 향해선 "대한민국을 정말 위험하게 만들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며 "여러 가지를 자기한테 유리한 걸 이것저것 던져보는 식"이라고 일갈했다.

법원으로부터 내란죄 수사권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한 공세 수위도 높아졌다.

한 전 대표는 "공수처는 정말 없어져야 한다"며 "공수처라는 제도가 민주당에서 억지로 사법 시스템을 흔들어보겠다는 정략적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선고가 나기 전까지는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안전 운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선고가 나기 전까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탄핵 인용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정책 우클릭 행보를 보이며 사실상 대권행보를 이어오던 이재명 대표는 정책행보를 잠시 멈추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언제나 기득권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며 "이번 빛의 혁명도 이러한 반동을 이겨내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그 전면에 민주당이 서겠다.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잠룡들과 비명계도 일단 이 대표 견제구를 잠시 멈추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윤 대통령이 구속 최소되자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상태이다. 김 전 지사는 "앞장서서 탄핵 투쟁을 이끌고 있는 시민사회 대표들께서 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며 "저도 함께 단식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 등 비명계 인사들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보다는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 전까지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윤 대통령 석방이 파면이라는 대세를 뒤집을 만한 파급효과는 없지만 반탄 집회가 연일 열리는 데다 여권의 대규모 여론전으로 상황이 급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류도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혹시 탄핵 기각이 되지는 않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되는 것이다. 다시 원팀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