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심리지수, 이달 들어 12p 내리막길
트럼프 관세 번복에 불확실성 확대된 영향
국내 생산·투자·소비·수출 지표 모두 하락세
금리 인하 룸 크지 않은 한국...추경 서둘러야
대학가 개강을 앞둔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가 주말 점심시간임에도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경제심리가 이달 들어 다시 냉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유예 조치가 반복되면서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결과다. 당분간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지속되고 국내 경기 침체 우려도 확대된 가운데 경기부양책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지난달에 이미 단행된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스심리지수 추이 |
| 시기 |
수준 |
| 2025/01 |
99.32 |
| 2025/02 |
99.85 |
| 2025/03/01 |
100.53 |
| 2025/03/02 |
100.53 |
| 2025/03/03 |
97.78 |
| 2025/03/04 |
96.08 |
| 2025/03/05 |
93.79 |
| 2025/03/06 |
90.76 |
| 2025/03/07 |
90.45 |
| 2025/03/08 |
90.18 |
| 2025/03/09 |
88.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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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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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뉴스심리지수(NSI)는 이달 9일 88.65를 기록했다. 지난 2일(100.53)부터 7일 연속 하락하며 일주일 전보다 11.88p 급락했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지난 2022년 1월 개발한 실험적 통계로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으로, 소비자심리지수 등 경제심리지표에 1~2개월 선행해 한은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올해 1월 NSI는 99.32를 기록하며 비상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12월(85.75)을 13.57p 상회했다. 이후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AI) '딥시크' 출현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충격이 컸던 지난달 4일 87.37까지 떨어졌으나 중순부터 기준선(100)을 넘기며 2월 평균 99.85를 기록해 정국 불안 직전인 지난해 11월(100.47) 수준에 근접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언급 영향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고조감이 확대되자 이달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캐나다·멕시코에게 25% 추가 관세를 붙인다고 선언했다가 1개월 유예했다. 이후 이달 4일에 관세 강행에 나섰으나 곧이어 멕시코·캐나다 자동차 관세를 한 달 유예하고, 지난 6일에 유예 품목을 확대하는 등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내 경제 펀더멘탈 우려도 커졌다. 지난 4일 발표된 1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1.2(2020년 100)로 집계돼 전년 대비 2.7% 감소하며 4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 모든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지난달 수출도 일평균 둔화가 확인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된 상태다.
이에 시장에서는 추경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상수로 자리 잡고 경기 부양 필요성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고려하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 10~11월과 올해 2월에 기준금리를 0.25%p씩 3차례 낮추면서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통화정책뿐 아니라 추경 등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달 가계대출이 다시 큰 폭으로 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월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7조4878억원으로 집계돼 전월(5조5765억원)보다 34.3% 급증했다.
특히 2월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완화 이후 강남 부동산 열기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으로 확대되면서 한은의 2·4분기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한국의 경기 여건 상, 추경이 더욱 대규모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 여당보다는 야당이 추경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현 여당이 집권을 이어나가더라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 중반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기존의 건전 재정 기조를 계속 강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이벤트가 해소되면 추경을 중심으로 한 재정 확대 여부가 명확해질 것”이라며 “추경 규모가 여권에서 주장하는 20조원 이내로 우려한 것보다 제한적이더라도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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