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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정책'에 美경제 경고등… 월가, 올 성장률 잇단 하향[美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 폭락]

"중장기 발전 위해 단기희생 감수"
트럼프 관세 발언에 불확실성 커져
모건스탠리 "1.5% 성장 그칠 것"
1년내 침체 가능성 40%까지 확대

'오락가락 정책'에 美경제 경고등… 월가, 올 성장률 잇단 하향[美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 폭락]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 3대 증시는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로 인해 경제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발언 때문에 일제히 폭락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한 관세정책 등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장기적 경제발전을 위해 단기적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뉴욕 증시가 10일(현지시간) 대폭락했다.

투자은행들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침체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등 미국 경제 하방 리스크에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美 GDP 전망치 잇따라 하향

이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자 미국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얀 하치우스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경제팀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4%에서 1.7%로 낮췄다. 하치우스는 하향 이유에 대해 미국의 무역정책이 갈수록 부정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전망하는 미국의 관세율 상승폭은 평균 10%p로 이는 트럼프 행정부 1기에 비해 5배 높은 수준이다. 하치우스는 관세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고 소비자의 실질 임금이 감소하며, 그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성장률 둔화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6월과 12월에 각각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으로 당분간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7일 고객에게 보낸 노트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낮추고 내년은 1.2%로 더 낮게 잡았다.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기준인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 전망치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2%대 중반으로 예상했던 올해 말 PCE물가지수를 3%로, 모건스탠리도 1.5%에서 1.9% 높였다.

■투자은행, 침체 발생 가능성 상향

투자은행과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내 침체 발생 가능성을 당초보다 5%p 높인 20%로 잡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표가 악화되는데도 정책을 고집할 경우 침체 위험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투자은행들은 침체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올해 초 침체 발생 가능성을 30%로 잡았던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극단적 경제정책"을 이유로 40%로 높였다.

지난주에 불확실한 관세의 특성으로 "미국 경제가 또 다른 불확실성의 시기에 진입했다"고 전망했던 JP모건 또한 침체 가능성을 40%로 10%p 끌어올렸다.

핌코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트럼프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 결정 이전의 10%에서 25~30%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베팅 시장들도 미국의 침체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연말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23%로 점쳤던 블록체인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은 40%로 높였다.

반면 아직 침체 발생 가능성이 섣부르다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독일 베렌버그은행의 이코노미스트 홀거 슈미딩은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강하다며 침체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