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차별 관세전쟁 후폭풍
나스닥 2년여만에 최대폭 급락
월가 "美경제 다시 경착륙 걱정"
백악관 "2분기 반등" 진화에도
코스피는 직격탄…1.28% 하락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11일 코스피지수가 1%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79p(1.28%) 내린 2537.60에, 코스닥은 4.32p(0.60%) 하락한 721.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미국 증시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예고 및 경기침체 우려로 하루 만에 2~4% 폭락했다. 이후 개장한 아시아 증시도 하락장을 피하지 못했으며, 미국에서는 침체 우려와 2·4분기 이후 시장이 반등한다는 긍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전장 대비 2.08%, 2.7%, 4%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특히 나스닥은 1만7468.32에 마감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8000 선이 무너졌다. 나스닥 일일 낙폭이 4% 이상인 경우는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증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지수가 전 고점 대비 10% 이상 내려가면 조정장, 20% 이상 떨어지면 하락장으로 간주한다. 나스닥은 이날 이전 고점 대비 14%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했다.
11일 한국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8% 내린 2537.60으로 마감됐다. 같은 날 일본의 닛케이225 종합지수는 장중 2.8% 폭락해 약 반년 만에 3만6000 선을 밑돌았다. 지수는 이후 반등하여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64% 내린 3만6793.11로 장을 마쳤다. 대만 자취안지수 역시 1.73% 떨어졌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 성분지수는 각각 0.41%, 0.33% 올랐다.
현지 매체들은 전날 나온 트럼프의 인터뷰가 기폭제였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 관세 부과를 예고한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큰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정기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 하락에 대해 "내가 해야 할 일은 강력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며, 증시를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규제 완화 및 감세를 기대했던 일부 투자자들이 경기침체에 대한 트럼프의 무관심한 태도로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모틀리풀자산운용의 셸비 맥패딘 분석가는 "우리는 목표를 위해 고통을 감내한다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민낯을 처음으로 목격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투자사 펜자산운용의 조지 치폴리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미국 경제가 안정기로 가는 과정에 큰 충격을 겪는 '경착륙'을 경험한다는 걱정을 다시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WSJ는 지난해부터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던 미국에서 물가상승을 동반한 침체 걱정이 되살아났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의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0일 인터뷰에서 "1·4분기에는 긍정적인 영역으로 향하면서 삐걱거림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2·4분기에는 모두가 감세의 현실을 목격하고 (경기가) 이륙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금융서비스 기업 키웰스의 조지 마테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의 침체 위기론에 대해 "침체보다는 성장둔화 쪽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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