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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강행...韓 영향은?

美 트럼프 2기 정부, 예고대로 12일 0시 기해 25% 관세 발효
美에 수출하는 모든 국가가 25% 관세 물어야.
韓, 기존 면세 할당량 폐기, 동시에 관세 모두 올라 오히려 유리할 수도
여전히 각국 및 업계에서 로비중...관세 경감 가능성 열려 있어

美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강행...韓 영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한 건설 노동자가 철근 묶음을 운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에 예고한 대로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의 추가 관세를 강행했다. 한국의 경우 경쟁국의 관세가 전부 함께 오른 데다 간접적인 수출 상한이 없어진 만큼 오히려 호재일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는 12일 오전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추가했다. 11일 쿠시 데사이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의 이전 행정 명령에 따라 3월 12일 자정을 기해 캐나다 및 모든 다른 무역국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어떠한 면제 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과거 1기 정부였던 2018년에 미국 산업을 살리겠다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동원,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는 당시 한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호주 등에 수출 할당량을 도입하는 조건으로 해당 관세를 면제했으나 지난달 10일 발표에서 면세 조치를 파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12일부터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관세를 붙인다고 알렸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이 2018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적용받던 기존 면세 할당량(연간 263만t)는 폐기됐다. 미국이 수입하는 약 1500억달러(약 218조원) 규모의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이 새로운 관세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볼트, 너트, 스프링 등 166개 파생상품은 곧바로 25% 관세가 적용됐고,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과 가전 부품, 항공기 부품 등 87개 파생상품은 미국 상무부의 추가 공고가 있을 때까지 관세 적용이 유예된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미 철강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71억4000만달러·23%), 멕시코(35억달러·11%), 브라질(29억9000만달러·9%), 한국(29억달러·9%), 독일(19억달러·6%), 일본(17억4000만달러·5%) 등의 순이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에서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모든 경쟁국이 같은 관세를 적용받아 한국이 더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한국의 수출량을 간접적으로 제한하던 면세 할당량이 줄어든 만큼 이전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지난달 트럼프에게 관세 면제를 요구했던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11일 발표에서 미국의 이번 조치가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에 보복은 하지 않겠다며 보복 관세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가 진다”고 강조했다. WSJ는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내 관련 업계에서 활발한 면세 논의가 있었지만 트럼프 2기 정부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WSJ는 트럼프가 캐나다·멕시코 관세를 비롯해 부과 위협 이후 마음을 바꾼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관세도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를 포함해 여러 미국 내 자동차 제조사 및 관련 기업들은 여전히 면세 및 관세 경감을 위한 로비를 계속한다고 알려졌다. 공화당의 조쉬 홀리 상원의원(미주리주)은 WSJ에 “백악관은 관세 문제에 대해 적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니 일종의 면제 과정이 있을 수 있다.
나도 모르지만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美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강행...韓 영향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차량을 시승하고 있다.EPA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