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반집회로 국론분열 양상
與, 릴레이 시위·탄핵각하 탄원
野, 단식농성·광화문행진 나서
릴레이 시위 與국민의힘 윤상현(오른쪽 첫번째)·박대출 의원이 12일 서올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릴레이 시위'에서 교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단식농성 野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왼쪽 두번째) 등 야권 인사들이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천막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오른쪽 두번째)를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정치권이 앞다퉈 거리로 나섰다. 여야가 각각 '탄핵 기각·각하' '파면'을 고리로 대규모 여론전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만일의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당내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하지만 탄핵 찬반집회로 갈라진 국론분열 양상에 정치권까지 단식 농성, 거리투쟁 등 극단적 투쟁의 장(場)으로 뛰어들면서 민생안정을 꾀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국론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12일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 등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는등 높은 외교통상의 파고를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매몰돼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與, 탄원서 제출·릴레이 시위… 지도부는 ‘신중론’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 82명은 헌법재판소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각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총 76명의 의원이 서명한 지난 달 28일에 이어 두 번째 탄원서 제출이다.
나경원 의원 등을 비롯한 이들은 "내란 행위를 입증할 충분하고 신빙성 있는 증거가 없다"며 "설령 계엄이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독재의 심각성을 고려해 기각 결정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탄원서 작성은 나 의원 주도로 이뤄졌으며, 이들은 이어 "민주당의 '내란몰이 사기 탄핵'과 (윤 대통령)불법 구금에 이은 심각한 의회 독재상황에서, 합의 민주주의와 의회 민주주의의 본질을 바로 세우고 법치·적법절차를 회복하기 위한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거듭 탄핵 기각을 요구했다.
다만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탄원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나 의원은 탄원서 제출에 대한 당 지도부가 우려를 보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탄원서 내용이 법과 국회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말은 없었다"며 "당 지도부와 소통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경 대응에는 신중 모드를 기하고 있으나, 당 소속 의원들은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윤상현·강승규 의원은 전날 오후 2시부터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두 의원은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시까지 24시간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시위에는 동참하는 의원들이 60여명까지 늘면서 13일부터는 5명씩 릴레이 시위를 진행한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SBS 라디오에 나와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지도부가 막지 않겠다는 방목이고 개개인의 정치행위라고 봐야한다"며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법률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헌재측에 거듭 촉구했다.
■단식·행진·성명… 모든 수단 꺼내든 野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의 석방 직후부터 윤 대통령의 파면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당 차원에서는 비상행동에 돌입하며 여론을 끌어모으는데 총력을 다하는 한편, 개별 의원과 소속 모임들도 각개전투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을 '민주주의 헌정 수호의 날'로 지정하고 소속 의원 전원이 이날 오후 3시 30분 국회 본청에서 출발해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늘 우리의 행진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민주당의 결연한 의지 표명"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으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분명히 천명해 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선수별 공동 행동도 본격 돌입했다. 재선 의원들은 13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헌법재판소 앞을 찾아 '인간띠 잇기' 행동에 나선다. 3선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파면과 관련된 백서를 만들기로 했다.
백혜련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의 가족과 관련해서 너무나 많은 파면 사유가 넘친다고 생각한다"며 "3선 의원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파면돼야 할 이유 100가지를 정리하려고 한다. 그것을 통해 국민과 헌법재판소에 호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4일에는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안고 고려중이다.
아울러 탄핵을 고리로 단일대오를 강조, 당내 결속을 다지고 통합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는 비명계 인사들과 국난 극복을 주제로 한 시국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저희는 그동안 이 대표께서 당 운영에 대해 쓴소리도 많이 한 사람들"이라면서도 "더 이상 방치하면, 더 이상 자꾸 미루면 이 내전 상태가 될 거 같다는 그런 두려움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민주당이 더 확실하게 국민들 속에 뿌리를 내리고 중심을 잡아주길 부탁드린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마음을 모아가겠다"고 강조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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