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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27㎏ 감량한 비결이 '고기'라는데... 따라야 하나 [건강잇슈]

두 아이 엄마 마리, 몸무게 100㎏ 가까이 늘자 다이어트 결심
하루 두끼 '육류'만 섭취…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점심까지 공복
전문가들 '건강 위험' 경고… 심장병·당뇨·결석·괴혈병 등 유발

6개월 만에 27㎏ 감량한 비결이 '고기'라는데... 따라야 하나 [건강잇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미국 미시시피주 출신의 앤젤리나 마리는 두 아이의 엄마인 30세 전업 주부다. 그녀에게 육아와 함께 인생 최대 과제는 또 있었다. 어느새 209파운드(약 95㎏)까지 불어난 몸무게였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돌입해 6개월 만에 27㎏ 감량 효과를 봤다.

마리가 택한 다이어트 방법은 대부분의 건강 전문가들이 '끔찍한 다이어트'라며 말리는 것이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황제 다이어트'로 알려진 '육식 다이어트'였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1일(현지시간) '나는 의사들이 반대하는 다이어트 방법으로 감량했다'는 제목으로 마리의 다이어트 성공기를 소개했다.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방법을 찾던 마리는 육식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냉장고 안 가공식품은 모두 버리고 탄수화물 섭취는 중단했다. 대신 냉장고에 스테이크를 채워 넣었다.

이때부터 물과 고기만 먹는 '육식' 생활을 시작했다. 운동은 하지 않았다.

마리는 "다이어트 7주 만에 11파운드(약 5㎏)를 감량한 걸 확인하고 '저울의 눈금'을 믿을 수 없었다"면서 "그리고 6개월이 지나 62파운드 감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마리가 전한 계획적인 '육식 다이어트'


고기만 먹는 다이어트라고는 하지만, 마리도 나름 규칙과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지켰다.

아침은 거른 채 매일 정오면 점심 식사로 베이컨을 넣은 스크램블 에그나 베이컨으로 감싼 가리비 등을 만들어 먹었다.

배가 고플 때 먹는 간식도 쇠고기 육포 등이었다.

다음 식사는 오후 6시였다. 시간을 넘기더라도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까지만 먹었다. 스테이크, 돼지고기볶음, 치킨 윙 등이 주된 저녁 메뉴였다. 다음날 정오까지 공복 상태를 유지했다.

감량에 성공한 현재 그는 웨이트 운동을 시작했다. 목적은 체중 감량이 아니라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덕분에 몸무게가 약간 늘기는 했다.

육류 다이어트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경험자로서 주의할 점도 전했다. 바로 '육식 독감'이라는 부작용이다.

마리씨는 "지방과 단백질만 축적되고 탄수화물과 설탕은 없다는 걸 몸이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그럴 때 오는 반응"이라며 "두통이 오거나 설사를 할 수 있고 메스꺼움을 느낄 수도 있는 만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섭취할 육류로 닭가슴살보다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붉은 고기'를 추천했다.

데일리메일은 마리처럼 최근 몇 년 동안 육식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면서 틱톡 등 에서 육식 다이어트 관련 영상이 10억뷰를 돌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건강에 치명적" 경고

이 같은 다이어트 방법이 인기를 끌면서 잠재적 위험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학이 지난 2023년 발표한 자료에선 일주일에 고기를 두 번 이상 먹으면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내용이 담겼다.

40년간 추적 조사한 2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출했다. 특히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먹은 사람은 '가장 적게' 먹은 사람보다 유방암 위험이 6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옥스퍼드 대학도 비슷한 주제로 연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양이 50g 증가할 때마다 심장병 위험이 18%씩 증가했다.

인디애나대학교 의과대학 의사들은 최근 육류 식단이 장기에 돌과 같은 덩어리가 생기는 신장 결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육류만 섭취하다 발생한 참혹한 사건이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
육식만 하는 한 남자가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아져 지방질이 손에서 흘러나오는 사건이었다.

의료 전문가들은 육류만 섭취하는 사람들은 비타민C와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으로 괴혈병뿐만 아니라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전문가 의견들을 종합해 "소시지, 버거 패티처럼 가공육과 스테이크처럼 가공되지 않은 육류를 구분하는 게 좋다"며 "살코기, 유제품, 계란 등 건강한 동물성 식품과 함께 과일, 채소, 통곡물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