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달걀 값 폭등을 비롯한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12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인플레이션 완화 소식에 테슬라가 정오 무렵 7.6%, 엔비디아가 6.3% 폭등하는 등 뉴욕 증시 기술주들이 반등했다. AP 뉴시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은 전년동월비 2.8% 상승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끌어올리기는 하겠지만 아직은 모멘텀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세 차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낙관에도 무게가 실렸다.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이 사흘째 하락하기는 했지만 기술주를 중심으로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상승세를 탔다.
약 4년 만에 최저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미국의 2월 CPI가 전월비 0.2%, 전년동월비로는 2.8%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1월 전월비 상승률 0.5%에 비해 0.3% p 낮아졌다.
월별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1월에 비해 0.2%, 지난해 2월에 비해서는 3.1% 오르는 데 그쳤다.
2월 근원 CPI 상승률은 1월 0.4%보다 0.2% p 낮았다.
근원 CPI 전년동월비 상승률 3.1%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다.
CNBC에 따르면 CPI 상승률과 근원 상승률은 모두 시장 전망보다 각각 0.1% p 낮았다.
BLS는 이와 별도의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미 2월 평균 실질 임금이 전월비 0.1%, 전년동월비 1.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이 늘었음을 뜻한다.
관세 충격은 이제 시작
그러나 2월 CPI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2월 CPI에는 본격적인 관세 충격이 반영돼 있지 않아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찰스슈와브 선임 투자전략가 케빈 고든은 “이번 인플레이션 데이터 상당분은 앞으로 올, 또 이미 발생한 관세와 연계돼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고든은 “(트럼프)정책에 수반하는 변덕과 불확실성은 여전히 그 어떤 CPI 관련 지표, 또는 개별 지표가 가리키고 있는 것보다 시장에 훨씬 더 강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 모멘텀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 올해 3회 금리 인하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해석은 적절하다”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새 관세 체제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여전히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이먼스는 “최소한 지금은 그 모멘텀이 연준의 선호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부문 공동 책임자인 케이 하이도 “2월 CPI 발표는 인플레이션이 1월 가파르게 뛴 이후 개선되면서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미 성장률 하강 위험 고조가 결합되면서 계속해서 통화완화(금리인하)에 더 가깝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실시간 국내총생산(GDP) 추계인 GDP나우에 따르면 이번 분기 미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2.4%를 기록할 전망이다. 3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연준은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25~4.50%로 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을 시작으로 다시 금리 인하를 재개해 0.25%씩 모두 세 차례 기준 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3.50~3.75%로 지금보다 0.75% p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 7%, 엔비디아 6% 폭등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전날 막판 매도세로 3대 지수가 이틀을 내리 하락한 것과 달리 이날은 시간이 가면서 기술주 상승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정오 무렵 다우는 전장 대비 113 p(0.3%) 내린 4만1320을 기록했지만 S&P500과 나스닥은 상승했다.
S&P500은 0.5% 오른 5598, 나스닥은 1.2% 뛴 1만7638을 기록했다.
M7 빅테크가 기술주 상승세를 주도했다.
테슬라가 17달러(7.6%) 폭등한 248달러, 엔비디아는 6.8달러(6.3%) 급등한 115달러에 거래됐다.
메타플랫폼스는 15달러(2.5%) 뛴 621달러를 기록했다.
M7 가운데 애플만 2.9달러(1.3%) 내린 217달러로 떨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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