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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석방'에 與 잠룡들 '우왕좌왕'..이준석 "역동작 걸려 멘붕 왔다"

'尹 석방'에 與 잠룡들 '우왕좌왕'..이준석 "역동작 걸려 멘붕 왔다"
여권 잠룡들.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기 대선 가능성을 두고 보폭을 넓혀 왔던 여권 잠룡들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공개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은 굵직한 외부 행보 없이 말을 아끼고 있다.

윤 대통령과 강성 보수 지지층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부 지지층은 잠룡들의 대권 행보에 "부모(윤 대통령)가 돌아가시지도 않았는데 제사를 지낸다"고 압박하고 있다. 비윤석열계 잠룡들도 당내 경선 가능성을 생각하면 강성 지지층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북콘서트나 대학생 강연,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대중 접촉점을 늘려왔던 한 전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SNS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정말 위험한 사람”이라고 적은 것 외에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개헌 관련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활발하게 정치적 메시지를 내왔던 오 시장도 제동이 걸렸다. 오 시장 측은 사실상 대권 출사표로 여겨지는 저서 ‘다시 성장이다’를 이르면 이달 중순 출간하려 했으나 출간 시점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에는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 논란을 옹호하며 지지층을 끌어안고 있다. 오시장은 이날 "필요하면 (대통령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거죠. 민주당에서 그런 만남조차도 경원시하는 논평을 낸 걸 봤는데 그건 너무 무리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던 홍준표 시장도 최근 예정됐던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등을 연기하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홍 시장 측 관계자는 “추후 상황을 좀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나는 계엄은 부적절했지만 탄핵은 반대하고, 조속히 대통령이 복귀해 나라를 정상화하는 조치를 취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며 “양 진영에서 모두 승복할 수 있는 (헌재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관저로 복귀한 윤 대통령이 여권 잠룡 중 누구와 먼저 만날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석방까지 되면서 윤 대통령이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한동훈 등 與 대선 주자들, 역동작 걸려 '멘붕'"


한편, 범여권 대선 주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런 국민의힘 잠룡들의 딜레마를 야구에서 1루 주자가 역동작에 걸린 상황에 빗대며 "여권 대선 주자들이 '역동작'에 걸려 '멘붕'이 왔다"고 진단했다.

'역동작'이란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가 예상했던 방향의 반대편으로 몸을 급격히 움직이는 것을 뜻하는데, 이로 인해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할 때 주로 쓰이는 용어다.
2루(대선과 당내 경선)를 향해 달리려던 차에 견제구(윤 대통령 석방)가 들어와 오도 가도 못 하는 엉거주춤한 신세가 됐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채널A 라디오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다들 망한 것, (조기 대선을 향해 뛰려다 견제구를 던지는 바람에) 역동작에 걸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차라리 밖에 있으면서 역동작에 걸려도 괜찮지만 국민의힘 안에 있을 경우 경선을 앞두고 역동작을 걸려버리면 우왕좌왕한 것처럼 보여 이쪽저쪽 모두로부터 표만 잃는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