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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다 오르가즘 느껴" 헬스 중 '성적 흥분 경험' 가능할까 [헬스톡]

일명 '코어가즘' 현상…운동 중 강렬한 쾌감
전체 인구 약 10% 운동 중 오르가즘 경험

"운동하다 오르가즘 느껴" 헬스 중 '성적 흥분 경험' 가능할까 [헬스톡]
사진=팟캐스트에서 코어가즘 경험담 말하고 있는 소피 하부(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우)

[파이낸셜뉴스] 최근 인기 인플루언서들이 운동 중 예상치 못한 오르가즘을 경험했다고 밝히며, 일명 '코어가즘(Coregasm)' 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인기 인플루언서 소피 하부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복근 운동 중 강렬한 쾌감을 느낀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코어가즘'이라 부르며, 일반적인 오르가즘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하부는 "복근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한 복근 운동을 하면 뭔가 특별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포함된 영상은 틱톡에서 빠르게 퍼지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또 다른 인플루언서 스테프 클레어 스미스 역시 2023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특정 복근 운동 중 오르가즘과 유사한 감각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번밖에 경험하지 않았지만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며 "완전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운동 중 오르가즘' 개념 뭐길래…과학적으로 가능한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동 중 오르가즘'이라는 개념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운동 중 오르가즘을 경험에 대해 가능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의 성 연구자 데비 허버닉 교수는 이 현상을 '운동 유발 오르가즘(Exercise-Induced Orgasm, EIO)'이라 한다고 설명했다. 신경계와 근육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버닉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0%가 운동 중 오르가즘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으며 성별, 연령, 체력 수준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

허버닉 교수는 "코어가즘은 성적 자극 없이 발생하는 오르가즘으로, 성관계 중 느끼는 오르가즘과 비교했을 때 더 둔하고 덜 강렬하지만 지속 시간은 유사하다"며 "복부 근육이 피로할 정도로 강하게 활성화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코어가즘, 신경계와 근육 상호작용으로 발생

코어가즘은 신경계와 근육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골반저근의 활성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골반저근은 성적 흥분과 오르가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군이다. 복부 운동 중 무의식적으로 자극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직근, 복횡근과 같은 복부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면 골반저근과 신경적으로 연결된 부위가 함께 활성화하고, 그 과정에서 골반저근과 관련된 감각 신경이 자극되면서 성적 쾌감과 유사한 반응이 발생하는 것이다.

신경학적으로 보면, 운동 중 심박수 증가와 교감신경 활성화는 혈류를 증가시키며 성적 각성과 유사한 생리학적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심박수가 상승하면서 엔도르핀, 도파민, 옥시토신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성적 흥분 및 오르가즘과 유사한 감각이 느껴질 수 있다.

연구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운동들이 코어가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 및 코어 근육을 자극하는 운동 ▲크런치(Crunches) ▲레그 리프트(Leg Lifts) ▲니 리프트(Knee Lifts) ▲힙 쓰러스트(Hip Thrusts) ▲스쿼트(Squats) 등이다. 남성에서 더 코어가즘 느껴질 수 있는 운동으로는 ▲윗몸 일으키기(Sit-ups) ▲웨이트 리프팅(Weightlifting) ▲암벽 등반(Climbing) 등이 있다.

해당 운동들은 공통적으로 복근과 골반저근을 강하게 자극하며, 일정 시간 동안 강한 근육 긴장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특징이 있다.

다만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틱톡과 팟캐스트에서 '코어가즘' 경험담이 공유되자 일부 사람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사람은 "헬스장에서 오르가즘이라니, 믿을 수 없다"고 댓글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은 "운동할 동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