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데이터 분석 ‘맵시’ 조홍래 대표
앱 형태 내비게이션 시스템
하루 2억건 선박 자료 수집
날씨 등 고려 최적항로 추천
통합 솔루션 ‘맵시 커넥트’
선박 모니터링·탄소배출 측정
탄소배출권 직접 구매도 도와
獨·싱가포르 등 글로벌시장 확대
매출의 40% 해외서 달성할 것
조 대표가 맵시 커넥트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승한 기자
해운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중요한 축이지만, 디지털 전환이 더딘 보수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이런 환경에서 해운업의 변화를 이끄는 부산 기업이 있다. 바로 해양 데이터 업체 '맵시'다. 지도(map)와 바다(sea)를 합친 이름처럼, 맵시는 해양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해운업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디지털화에 그치지 않고 선박 항해 데이터를 분석해 탄소배출 관리까지 지원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 남구 문현동에 위치한 맵시의 사무실에서 만난 맵시 조홍래 대표의 모습. 사진=최승한 기자
맵시는 10년 넘는 항해사 실무 경력을 가진 조홍래 대표가 이끄는 기업이다. 조 대표는 해운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디지털 기술 도입이 뒤처져 있다는 점을 문제로 인식했다. 기존 항해 장비는 고가이고 접근성이 낮아 많은 작업이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는 해양 산업에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기존 해상 내비게이션의 한계 넘다
맵시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맵시 내비게이션'과 '맵시 커넥트'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해상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고정형 장비로, 특정 선박에 설치된 후 교체가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맵시 내비게이션은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되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최적 항로를 제공한다.
맵시 내비게이션은 하루 2억건 이상의 선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분석해 최적의 항로를 추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조 대표는 "90만척 이상의 실시간 선박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 계절, 기상, 선박 종류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항로를 제공한다"며 "해로 안내를 넘어, 경제적이고 안전한 운항을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맵시 커넥트는 선박 모니터링과 ETS(탄소배출권 거래제) 관리를 통합한 솔루션으로, 탄소배출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탄소배출권 구매까지 연결할 수 있다. 조 대표는 "해운업계에서도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선사들이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맵시 커넥트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정확히 분석하고, 증권사들과 협력해 선사들이 직접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 내민 도전장
맵시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해운업계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23년 독일과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며 유럽과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조 대표는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해양 디지털 허브로, AI 기반 선박 관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독일 역시 유럽의 주요 해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맵시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조 대표는 "CES 혁신상은 맵시의 기술력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졌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올해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AI 기반 탄소배출 모니터링과 최적 항로 추천 솔루션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맵시는 이 점을 공략해 선사들이 연료 소비를 줄이고, 탄소배출권 거래비용까지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운업은 보수적인 산업이지만, 조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해운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산업 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전통적인 해운업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맵시는 연구개발(R&D)에서도 차별화를 두고 있다. 공동 연구기관으로 학교나 연구소가 아닌,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대형 선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증 실험을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 대표는 "연구개발이 단순한 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실용화될 수 있도록 선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전환·친환경 기술 개발 박차
맵시는 앞으로도 해운업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해양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아 앞으로 5년 내 기업가치 1000억원을 달성하고,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거래를 담당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맵시는 현대글로비스 등 글로벌 해운사 및 기관과 협력해 실증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국제적인 표준을 확립하고 있다.
조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 및 기관과 협력해 해운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해양 산업에서 넘버원 해양 데이터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맵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활용해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통신 기술을 융합해 선박 운항의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배출 절감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해운업계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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