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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엎어진 가자 휴전, 이스라엘 "앞으로 싸우면서 협상"

이스라엘, 18일 대대적인 가자지구 공습...1월 휴전 이후 최대 규모
400명 이상 사망, 이스라엘 네타냐후 "앞으로 협상은 전투 속에서 진행"
2차 휴전 협상 표류에 이스라엘 불만...美는 이스라엘 강경책에 동의
남은 인질 안전 불투명,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비난
유엔 등 국제 사회에서는 조속한 협상 재개 촉구

결국 엎어진 가자 휴전, 이스라엘 "앞으로 싸우면서 협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인근 공동묘지에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습으로 피어오른 연기가 보인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차 휴전 종료 이후 2주일 넘게 평화 협상에 실패한 이스라엘이 본격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교전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앞으로 협상은 싸우면서 하겠다고 밝혔으며 가자지구 인질 가족들은 정부가 인질 구출을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8일 오전 2시 10분(현지시간)부터 가자지구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무기고와 고위급 지휘관 등 약 800개의 표적을 동시 타격했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최소 404명이 숨지고 562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 1월 19일 1차 휴전 개시 이후 최대 규모였다.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연설에서 이번 공습이 "시작일 뿐이며,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 협상은 오직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타냐후는 미국이 제안한 휴전 연장안에 긍정적이었지만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은 이제 하마스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라엘 국방부의 이스라엘 카츠 장관도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우리는 가자지구 전투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난 2주간 우리는 교착에 빠졌고, 공습도 인질 송환도 없었다"며 "우리가 계속 기다렸다면 상황은 정체된 그대로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엎어진 가자 휴전, 이스라엘 "앞으로 싸우면서 협상"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접경 지대에서 이스라엘 전차가 기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약 15개월에 걸친 교전 기간에 조금씩 인질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지난 1월에 이스라엘과 3단계 휴전안 가운데 1단계 휴전을 시작하면서 인질을 추가로 풀어줬고 현재 가자지구에서 돌아오지 못한 인질은 59명이다. 이 가운데 5명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59명 중 생존자는 24명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계획대로라면 이달 1일 끝난 1단계 휴전 이후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와 종전을 포함한 2단계 휴전에 들어가야 했지만 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이스라엘은 1단계 휴전 종료와 함께 가자지구 원조 물자 반입을 차단하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이에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4월까지 휴전 연장과 잔여 인질 석방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해당 제안을 토대로 1단계 휴전을 약 50일 연장하고 즉시 남은 인질의 절반을,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를 석방하자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일단 이스라엘이 봉쇄부터 풀어야 인질을 석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은 이번 공습에 동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네타냐후와 그의 나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무방비 민간인을 상대로 침략과 대량학살 전쟁을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가 휴전 협상을 깨트리기로 결정한 탓에 가자지구의 포로들이 알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인질 가족들의 모임인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18일 성명에서 네타냐후를 비난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남겨진 59명의 인질을 포기하는 것을 선택했다"며 "군사적 압력은 인질을 죽이는 등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는 같은 날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공습을 논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이 존중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방해 없이 재개되고 남은 인질이 무조건 석방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함께 휴전 중재에 참여했던 카타르와 이집트는 평화 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당사국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엎어진 가자 휴전, 이스라엘 "앞으로 싸우면서 협상"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접경 지역에서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이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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