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증권성에 대한 규제 리스크 해소..시총 3위 추격
지난해 9월 팩트블록이 개최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메인 컨퍼런스 '임팩트(KBW 2024: IMPACT)'에 참석한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엑스알피(XRP) 발행사 리플랩스에 대한 항소를 철회하면서 리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엑스알피 발목을 잡았던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면서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의 증권성 논란이 일단락, 관련 알트코인들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엑스알피는 이날 15시 기준 2.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24시간 기준) 대비 7% 가량 오른 수치다. 엑스알피 시가총액은 1420억달러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 3위인 테더(1436억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도 엑스알피에 지갑을 열고 있다. 업비트에 따르면 엑스알피의 24시간 거래량은 14억달러이다. 이는 전체 거래량의 45%에 달하는 수준이다.
간밤 미 SEC가 리플랩스와의 법적 분쟁에서 항소를 철회하기로 합의하면서 엑스알피 가격이 한때 14% 넘게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심리가 몰리고 있다.
앞서 SEC는 2020년 12월 당시 리플랩스가 엑스알피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고 판매했다며 20억달러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소송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뉴욕지방법원은 2023년 7월 “엑스알피가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될 때는 증권법 적용대상이 되고, 일반투자자에게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판결하면서 사실상 리플랩스 손을 들어줬다. 과징금도 1억2500만달러로 대폭 줄였다.
이에 SEC는 항소를 제기하며 엑스알피 ‘증권성 여부’를 상급 법원으로 넘겼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이를 철회한 것이다. 즉 2023년 당시 1심 판결이 확정된 셈이다.
디케이엘파트너스 권단 변호사는 “리플랩스에 대한 1심 판결은 투자계약의 판단 대상과 투자계약의 대상을 구별해 투자대상인 리플 토큰 자체는 증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리플을 발행 또는 분배한 거래 구조 3가지 중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거래구조만 증권성이 있고, 거래소에서 리플 토큰을 판매하는 행위나 대가 수령 없는 리플 토큰 배포는 투자계약에 해당되지 않음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토큰 자체와 거래소에 상장된 토큰의 거래는 증권성이 없다고 볼 것이란 게 권 변호사 관측이다. 권 변호사는 “토큰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이나 거래 또는 구조가 증권성이 있는지 여부는 개별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 특성”이라며 “이는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다른 가상자산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므로 비트코인 이외 발행 주체가 있는 가상자산의 증권성에 대한 오랜 기간 논쟁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데 큰 의미가 있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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